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4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일러스트를 보여줍니다. 오히려 더 일치월장한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표지 올리기가 상당히 망설여졌군요. 다들 저기에 눈이 팔려서 엄한 소리나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튼 작슈타인(옆 나라)을 물리쳤나 했더니 테나르디에의 심복이었던 글레어스트의 기습에 당해 와해되어 버렸던 월광의 기사단과 티글, 티글과 헤어지게 된 에렌은 글레어스트에 사로잡혀 못쓸 짓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죽었다 여겼던 티글에 의해 다시 탈환되었지만 글레어스트에 당했던 일들의 트라우마를 지우지 못해 매일을 술로 지내야만 했고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던 티글은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상처를 추스를 틈을 주지 않겠다는양 남쪽 무오지넬 왕국에서 15만이라는 대군을 이끌고 또다시 브륀을 침공합니다. 무오지넬은 브륀의 남부 항구 도시들을 함락하고 브륀의 왕도 니스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버리는데요. 그 옛날 고구려 시대 때 수나라와 당나라의 100만 대군을 맞이한 요동성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브륀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철저 항전을 외치는 레긴 왕녀를 도와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티글은 또다시 분연히 일어납니다. 무오지넬의 11만(1)과 그 반수 밖에 되지 않는 브륀, 압도적으로 불리한 이 상황을 티글은 어떻게 헤쳐 나가고 어떻게 나라를 구할 것인가...

 

한낱 귀족 나부랭이 지나지 않았던 티글은 이제 브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로 성장했습니다. 그의 서글서글한 성품과 한결같은 마음에 이끌려 많은 영주와 사람들이 그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는 것에서 그의 인덕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 자고 있던 티글의 입에 칼을 쑤셔 넣던 리무도 그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었고요. 에렌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그를 마음속으로 품어 왔었지만 자신의 입장과 여건 등으로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트라우마를 지워준 것을 계기로 만수위가 된 댐이 무너지 듯 둘의 관계는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훈훈한(?) 모습도 자주 목격 되는데요. 둘은 숨긴다도 숨겼는데 눈치 빠른 사람들에게 다 뽀록나버리는...

 

류드밀라는 자신과는 하등 관계도 없을 터인 무오지넬의 브륀 침공에 맞서 티글을 도와 싸워 줬습니다. 그리고 싸움이 끝난 어느 시점, 류드밀라는 가슴속에 품고 있던 감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합니다. 그것은 티글을 사모하는 마음, 그녀는 이전에 에렌이 티글과 맺어진 것에 적잖은 충격과 흔들림을 보여주었었습니다. 류드밀라 역시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여 그에게 한 발 나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 줬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소피야가 등을 밀어주자 마음이 흔들립니다. 공녀로서의 입장 등 에렌에게 지적질을 하며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티글을 연모하며 보여준 소녀틱한 장면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로써 티글의 하렘은 차곡차곡 완성이 되어 갑니다. 여기에 소피야가 가세하고, 티글에게 고백받은 티타까지 가세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릅니다. 남은 건 누가 본처이냐인데요. 에렌과 류드밀라, 소피야의 경우 본처는 힘들겠죠. 티타도 시녀라는 입장이 있어서 본처는 힘들고요. 애초에 작중 분위기가 티타는 티글의 아이를 낳게 해서 대를 잇게 하려는 목적(씨받이?) 그 이상으로 쳐주지 않고 있었고, 공녀 세명은 입장이라는 게 있거든요.(2) 그래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어쨌건 그동안 늘 그랬던 것처럼 강대한 무오지넬과의 전쟁에서도 기죽지 않고 전투에 나서는 등 몇 번이나 나라를 구하고 인덕도 있는 티글이 브륀의 왕이 되는 게 아니냐는 복선이 나왔습니다. 이전에도 나왔지만 이번엔 아예 기정사실처럼 흘러가는군요. 티글은 왕이 된다는 것에 딱히 싫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하렘이 완성되려면 이 길 밖에 없겠죠. 그리고 속이 시커먼 발렌티나가 움직이면서 또 다른 격랑 속으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참 우직하게도 심각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는 아이덴티티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오지넬과의 전투는 제법 진지하게 이어가지만 표현력 부족인지 그리 심각하게 표현되지는 않고요. 병사들 간 전투에서 피와 살이 튀는 장면은 리얼하게 표현은 하고 있지만 나라 간 전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간인의 비참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브륀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에 다소 미흡한 점이 발견되곤 합니다.


 

  1. 1, 오면서 점령한 곳 수비를 위해 병력의 일부를 그곳에 남겨둠
  2. 2, 이번에 소피야에 의해 길은 있다는 복선이 나오긴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