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마츠리 3
오타케 마사오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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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히나는 닛타의 딸이 되어 버렸습니다. 닛타 엄마의 전화에서 시작된 고향집 방문에서 조직의 형님 딸이라는 둥 이거저거 둘러대다 결국 자기 딸이라고 선언해버렸습니다. 히나는 그냥 어리둥절 뭔 생각하는지 모를 인상으로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멍한 얼굴로 상황을 인식할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 버립니다. 히나와 동거한 기간은 짧더라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대로 히나를 내버려 두면 뭔 일 나겠다 싶어 고향집 오기 전에 닛타의 반복적인 세뇌를 시행한 끝에 말하는 로봇이 되어버린 히나...

 

히나 자력 어필: 히나 13세입니다. 엄마와 누나의 반응: 머리가 많이 나빠 보이는데...

 

대뜸 표현하자면 정말 이게 휴먼 드라마라면 굉장히 감동적이었을 겁니다. 어리바리하지만 항쟁으로 집안이 몰살 당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끝에 광명을 찾아서 겨우 가족이 된 소녀의 이야기(쪽팔림이 몰려오는군요)는 꿈같은 이야기고요. 실상은 닛타가 술김에 나불나불 대다가 수습 불가능에 빠지자 자폭한 결과가 이겁니다. 만사 다 귀찮고 그냥 저 애는 내딸임다. 끗...

 

닛타에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와 누나가 있군요. 누가 닛타의 가족 아니랄까 봐 이게 또 제대로 된 집안이 아닙니다. 모녀가 그냥 대낮부터 술판이고 요리는 못해, 술에 쩔어서는 닛타를 달달 볶아서 요리 시키고, 히나를 진짜 조카(손녀)라고 받아들여선 아버지 불상에 대놓고 할아버지 닮았네? 이러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물우물 닛타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는 모습이 뭔가 귀엽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였지만 순식간에 닛타의 엄마와 누나와 어울리는 게 천성이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히나 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여튼 술판 벌이고 아버지 불상 앞에서 히나를 잘 기르겠다고 춤을 추는 가족은 이거 약 한 사발을 들이키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장면이 아닐까 싶은 게 배꼽 빠지는 줄 알았군요.

 

좀 더 가족간 화목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바로 히토미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초장부터 히토미의 일과로 시작하는 등 이번 3권은 히토미의 분량이 상당하군요. 여튼 학교에서 히나의 옆자리라는 이유만으로 히나의 보모가 되어버린 것도 모자라 어느 날 밤 히나와 같이 닛타 찾아 시내로 나왔다가 바텐더가 되어버린 비운(?)은 중학생입니다.

 

놀림이나 장난이겠지 싶어 그만두려고 했으나 히토미의 실력을 알아본 선배인지 오너인지 우타코의 협박(범죄 만땅)으로 결국 바텐더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얘가 실력이 좋아서 손님들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그렇다고 공짜로 시키는 건 아니고 시급이 무려 1,500엔으로 통장으로 모이는 급료를 보고 히토미는 겁이 난다고 합니다.

 

여튼 본격적인 바텐더의 길로 들어서서 늦은 밤 선생님에게 들킬뻔하였지만 중학생이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지는 못한다며 현실 도피해버린 덕분에 계속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군요. 안즈에게 빈캔이 모이는 곳을 알려주고 안즈의 집(노숙자)에 초대되어서 컵라면을 대접받는 등 이 작품에서 대우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호의호식하는 히나와 노력은 하지만 어째 보답받는다기보다 점점 시궁창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히토미의 괴리감이 상당히 웃기다면 벌받을 것이고, 하튼 웃겨줍니다.

 

에피소드가 몇개 더 있지만 이만 줄이고요. 세상 물정 모르고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머리도 좀 나빠 보이고 악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배우질 못 해서 이게 나쁜 것인지도 모르겠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히나와 그 뒤치다꺼리를 하는 불쌍한 닛타, 히나의 최대 피해자인 히토미와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방법이 틀린 안즈가 엮여서 갈수록 개그 포인트가 번창합니다.

 

만화는 연재가 길어질수록 작화 퀄리티가 살아나는 법칙(?)에서 정말 캐릭터 디자인을 상황에 맞춰서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 개그 포인트와 더블어 캐릭터 디자인도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몇 안되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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