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마츠리 1
오타케 마사오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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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만화(코믹)이고 우리나라에는 6권까지 정발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대부분 옴니버스식으로 한개의 에피소드에서 확실하게 끝을 내는 기승전결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필자 멋대로 풀이하자면, 마츠리는 다들 아시다시피 축제를 의미하는 일본어 입니다. 학원물이나 하렘 같은 일상물에서 빠질 수 없는 연례행사로 등장하는 게 마츠리이죠. 19금에서는 거기에 더 나아가는 에피소드도 있는 거 같지만 일단 생략하고요. 그리고 히나는 병아리 혹은 작고 귀여운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둘을 합치면 작은 축제?가 되겠는데 이것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전형적인 일상물이지 않을까 하겠습니다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고... 아니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맞다고도 해야겠군요.

 

그야 잘 나가고 있는 야쿠자의 집에 느닷없이 예쁜 여자애가 난입해서 일어나는 소동이니 야쿠자에게 있어서 축제는 축제죠. 여자애 이름이 히나입니다. 작중에서 중학교에 입학했으니 나이는 13~4살이 아닐까 합니다. 히나라는 이름이 어울리는군요. 그리고 야쿠자의 이름은 닛타 입니다. 조직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한데요.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작품은 일상+비일상+크로테스크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축제? 축제는 축제죠. 그것이 기분 좋은 축제가 아닌 지옥의 향현이 펼쳐지는 축제라는 게 문제이지만요. 어느날 집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감상중에 느닷없이 원추형의 기묘한 물체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그 속에서 홀딱 벗은 여자애가 튀어나오더니 옷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닛타의 집에 눌러 앉아 버렸습니다. 사람을 물로 보나 나가라고 꽥꽥거려보지만 소녀가 내지른 염동력에 나가떨어지면서 닛타의 집은 소녀에게 접수 당해버렸습니다. 은근슬쩍 표현하긴 했는데 소녀는 염동력, 흔히 초능력을 씁니다. 그것도 재해급(1)으로...

 

소녀의 이름은 히나, 어디서 왔는지 모릅니다. 알려주지 않으니 알 방법이 없습니다.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도 않고, 반협박으로 고가의 옷을 싹쓸이하면서 지갑을 거덜 내지 않나, 먹는 것도 고급이어서 연어알 마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히나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돌아다니다 또 뭔 바람이 불었는지 닛타 스스로가 밥을 사주기도 하고, 그러다 조직에서 일을 소홀히 한다고 찍혀서 만회조로 상대 조직을 찾아가 조지고 오라는 명령에 히나가 따라가고 망설이는 닛타 대신 히나가 조직을 와해 시켜버리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곤 한다는 말이 '나 학교에 가고 싶어' 그래서 보내 놨더니 하루만에 등교거부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야쿠자와 소녀의 기모한 동거가 날로 승화합니다. 거기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서 히나 덕분에 조직의 보스를 지켰다는 명예(?)를 얻어서 승승장구하질 않나, 개발 관련으로 어찌할 바 몰라하는 닛타를 거들어 염동력으로 산을 밀어 버리고 연어알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결혼도 안 했는데 학교에서 전화가 와 딸이 등교거부하고 있다는 말에 기겁하고, 학교에 억지로 보내 놨더니 하루 종일 잡니다. 그리고 친구 겟...

 

이 작품의 압권은 친구(히나)를 잘못 만나서 바텐더가 되어버린 히토미가 되겠습니다. 같은 반에서 옆자리라는 이유로 히나와 강제적으로 친해진 이후 어느 날 히나와 닛타 찾아서 어슬렁거리다 자주 가는 카페(?)에 안 보이자 히토미를 카페(?) 바텐더에 꽂아놓고 지는 나가 버리는 통에 손님 접대하느라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술을 셰이크 셰이크 섞으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장면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웃겨 줍니다. 그 시각 히나는 타코야키를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으로 웃겨주는 이면에 히나의 정체를 간간이 알려주는 복선이 깔려 있습니다. 그야 평범한 소녀가 염동력을 쓰지 않잖아요. 상대 조직을 조지러 갈 때 히나는 자신에게 명령을 하지 않는 닛타를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그러곤 다른 어른들과 다르다는 혼잣말에서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오고 그녀의 탄생의 비밀에 다소 그로테스크한 면이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언제나 무표정으로 닛타를 조종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도 악의는 보이지 않는 히나, 그런 일면을 알고 있는지 히나를 심하게 대하지 않고 가끔은 비싼 밥을 먹여 주지만 그만 히나가 딸 포지션으로 굳혀지는 바람에 꼭지가 돌아 버려서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군요. 그야 장가는 가고 싶은데 자꾸 히나가 곁에서 알짱 거리니 데이트 신청이 제대로 되지 않아 뿔이 나버린 닛타는 매일 히나의 밥을 통조림으로 때워버리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근데 또 웃긴 게 통조림이 맛있다고 주섬주섬 먹는다는 것이군요. 대체 어떤 삶을 살은 것인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염동력을 쌓아두면 폭주해서 간간이 풀어줘야 되는(무슨 엄한  생각이 미쳐버린 필자), 악의는 없는데 상대는 악의로 비춰지는 언행의 귀여움과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지만 어딘가 정을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오는 갭(모에?), 고급 음식만 찾지만 정작 구분은 못하는 얼빵한 모습은 짠하게도 합니다.

 

야쿠자이면서 이런 히나의 능력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닛타의 인성은 착합니다. 가끔 발정을 해소하지 못해 삐딱하게 행동하기도 하지만 히나를 바리바리 챙겨 주기도 하고, 어떨 때는 히나와 개그콤비가 되어 잘 나가다가 여기가 헬이지 같은 상황을 만들어 땀 뻘뻘 흘리는 게 귀엽기도 합니다. 히나가 자기 딸이라고 의심받지 않게 하려면 성을 다르게 했으면 되었을 텐데 이게 또 쓸데없는 곳에 충실해서 자기가 자기 발등을 찍어 버립니다.

 

뭔가 더 있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일단 1권은 가볍게 읽을만합니다. 만담 보는 거 같아 씁쓸하거나 이게 뭐가 웃기냐고 하실 분 계시겠지만 일단은 웃겨줬습니다.

  1. 1, 원펀맨 참조, 일단 재해급이라고 언급했지만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어서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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