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2 - 마유즈미는 결코 신에게 기도하지 않는다, NT Novel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이은주 옮김, kona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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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초콜릿 귀신 '마유즈미'와 뱃속에 도깨비를 품고 있는 '오다기리'가 그리는 미스터리 탐정물 제2탄입니다. 마유즈미 가(家) 초대 당주에 버금가는 힘을 보유하여 일족으로부터 살아있는 신(神)으로 추앙받으면서도 신을 믿지 않으며 추앙받는 것도 싫어하는 14살 소녀는 남을 깔보고 도움을 외면하고 가십거리를 즐기지만 미스터리 사건 같은 흥미가 돋는 것에는 친히 앞장서서 달려들어 발을 담그는 통에 조수 오다기리는 매번 죽을 만큼 고생을 합니다.


마유즈미와 다르게 완전판 일반인인 오다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뛰기 싫어하는 마유즈미를 안고 대신 뛰어주는 것, 만난 천날 초콜릿만 먹어대는 그녀의 영양분을 걱정하여 가끔 밥상을 차려주는 것, 월급도 안주는 마유즈미 때문에 지갑이 털리는 일상을 보내는 그의 뱃속에는 어떤 여자가 만들어낸 사념 덩어리(1)인 도깨비 아기가 들어 있습니다. 이름은 '우카'...


2권 주제는 신(神)의 피입니다. 이번 무대는 마유즈미 가(家)와 앙숙 지간인 미나세 가(家)에서 얼어난 배반자 처단에 휘말린 마유즈미를 그리고 있는데요. 자칭 신이라고 추앙받고 있는 마유즈미의 피를 원하여 그녀를 노리는 배반자에게서 그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미나세 가(家)는 일족을 총동원하여 그녀를 보호에 나서지만 되려 당하면서 궤멸로 몰리게 될 만큼 배반자의 힘은 굉장했는데 알고 보니 배반자가 미나세 가(家) 전(前) 당주, 어떻게 현 미나세 가(家) 당주 '시라유키'의 활약으로 배반자를 물러나게 하는 데는 성공합니다. 결국 알고 보니 집안싸움이었습니다. 거기에 마유즈미가 휘말려 버렸군요.


여튼 이 과정에서 미나세 가(家)의 이능력(2)으로도 어떻게 하지 못 했던 배반자를 마유즈미가 간단하게 해결해버리는 등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진리를 보여주면서 허탈하게도 합니다. 참고로 마유즈미가 가진 힘은 심에 버금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능력에 있어선 괴물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본진(몸체)은 일반인과 똑같아서 칼에 찔리거나 하면 죽는 건 매한가지인지라 그녀 자체적으로 만능은 아닙니다. 그래서 고생하는 건 조수 오다기리로 19살에 요통을 불러올 만큼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지켜준다고 떵떵거리다 패망한 미나세 가(家) 현 당주 '시라유키'가 가세하여 배반자를 찾으러 다니면서 몇 가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한 에피소드가 일어납니다. 오다가리가 베푼 약간의 친절에 기대어 호감을 나타내고 있었던 소녀의 전화에서 시작된 개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소녀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악의는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숙모에게서 받은 개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자기(개) 발을 물어뜯는 이상 현상을 보고도 소녀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그렇게 개는 야위어 가다가 굶어 죽게 되었습니다.


미련이 남아 이승을 전전하는 것이 아닌 굶어 죽은 것에 원한이 사무친 개의 원혼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는 소녀, 소녀를 탓하는 마유즈미와 오다기리에게 11살 소녀가 보여준 행동은 어른의 이중성(3) 그것을 뛰어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로 적으로 돌리면 안 되는 타입을 가지고 있는 소녀의 행동은 소름을 돋게 합니다. 필자는 몇 개의 에피소드 중 이것이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이거저거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배반자를 찾아가는 이들은 드디어 배반자를 찾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나세 가(家)가 저지른 과오를 접하게 되고, 마유즈미는 그 중간 과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미나세 가(家)에서 저지른 일은 천벌받아 마땅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몇 개의 집안이 얽혔을 때의 클리셰인 가문에 인정받지 못해 일어난 사단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날 놔두고 감히 저 녀석을 인정해? 같은 게 아닌 인연으로 만났지만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운명이 불러온 슬픔이었습니다.


마유즈미 아자카 영능력 사무소, 마유즈미가 왜 사무실을 차렸는지는 잘 모릅니다. 1권을 읽은 지도 오래되었고... 그저 그녀는 따분함을 견디지 못해 사무실을 차려 흥미로운 사건에 뛰어드는 걸 즐기는 건지도 모릅니다. 오빠 아사토에게 반드시 죽임을 당할 운명인 그녀, 죽어가는 오다기리를 주워서 치료해주고 조수로 삼아 맨날 고생시키지만 오다기리가 보상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오다기리는 마유즈미를 안아들고 죽을 만큼 뛰고 배가 찢기는 등 온갖 고생을 다 하였습니다. 마유즈미와 다르게 오다기리는 사람을 구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정의감이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 하지만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미나세 가(家) 현 당주 시라유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하여 장밋빛 미래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본인은 무감각하여 굴러들어온 복을 차버립니다.


1권보다 시리어스가 다소 줄어들긴 하였지만 여전히 그로테스크를 넘나듭니다. 억지로 당주가 된 것도 모자라 이능력 강화를 위해 혀가 잘려야 했던 미나세 현 당주 시라유키, 인격이 말살되고 호사가의 금붕어가 되어야 했던 자매는 충격을 던져 줍니다. 그걸 슬퍼해주는 오다기리와 그런 오다기리를 이해하지만 도와주지 않는 마유즈미, 그리고 오다기리 뱃속에 있는 우카의 섬뜩함... 이런 스토리와 어우러져 표현되는 배경 설명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그리고 오다기리는 자신의 뱃속에 있었던 딸 우카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 특유의 가문 이야기는 좀 식상합니다. 가령 애니메이션에서도 간혹 나오는 일본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하고, 끝이 어딘지 모를 재산과 부동산, 그리고 엄격한 규율, 그리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같은 권력형은 시리어스 한 작품에서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작가의 필력은 꽤 높은 편이어서 몰입도를 높여 줍니다. 사람이 걸어가는 방식과 주변을 빗대어 한 폭의 시와 같은 표현은 좋았다고 할까요.


 

  1. 1, 1권을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 정확히는 모릅니다.
  2. 2, 이 작품은 영능력물이기도 합니다.
  3. 3, 구체적으로 가해자이면서 '난 잘못이 없는데 왜 나한테 그래?' 라며 울며 불며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하여 진짜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만드는 종족을 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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