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7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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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7권에서는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여동생 여우, 언럭키 하기로는 주인공과 쌍벽을 이루는 황녀, 그리고 가여운 범죄 조직. 가만히 있어도 복이 굴러 들어오기는커녕 각종 트러블이 알아서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는 주인공에게 황제는 그동안 고생했다고 무제제(무술 대회) 참가권을 하사하죠. 그리고 역시 길을 걷기만 해도 각종 사건에 휘말리는 황녀를 교육 시켜 제발 좀 언럭키한 체질을 고쳐 달라는 의뢰를 합니다. 마이너스와 마이너스가 만나면 플러스가 되나? 아뇨, 플러스되면 본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아니죠. 불운 창출은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주인공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건은 일어나고, 주인공이 일으킨 것도, 관여한 것도 아닌데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건은 커져만 갑니다. 그러다 결국 도시 하나를 말아 먹죠. 그런 체질의 주인공에게 밖으로 나갔다 하면 사건에 휘말리는 황녀를 만나게 했으니 이번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리고 6권에서 황제 호위하다가 만난 여동생 여우가 찾아옵니다.

여동생 여우는 사람이 아니라 마물입니다. 레벨 10(주인공은 8, 8이라도 영웅 등급) 헌터들이 떼로 덤벼도 어쩌지 못하는 보물전(던전) [길 잃은 여관] 소속으로 유부에 환장해서 가출 후 주인공을 따라왔었죠. 하지만 본 작품은 여느 작품들처럼 귀엽다고 마스코트화 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황제 따라갔던 사막의 나라에서 나무 키우는 방법 좀 알려 달라는 마을 사람들에게 냉큼 떠넘기고 줄행랑을 쳤었죠. 그런데 사막에 있어야 할 여동생 여우가 무제제에 참가하는 주인공을 찾아왔는데, 왔다고 여느 작품들처럼 귀여운 모습으로 아빠!! 혹은 오빠!! 하며 방구석 폐인들이나 좋아할 법한 장면을 연출할까 했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아기자기한 파스텔톤이 아니란 말이죠. 언럭키+언럭키가 모인 장소에(결국 주인공은 황녀의 교육 의뢰를 받긴 했지만 냉큼 동료들에게 떠넘겨버렸음) 레벨 10의 헌터들도 만나면 간담이 써늘해진다는 여동생 여우가 찾아왔으니 사태는 일촉즉발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유부 하나면 다 됩니다. 여동생 여우는 누가 여우 아니랄까 봐 유부에 환장해서 안 주면 공격하겠다고 어찌나 살벌한 협박을 해대는지. 이에 주인공은 세상 벌벌 떨게 만드는 범죄 조직을 회유해서 유부를 만들게 하는데... 집에 있어도 언럭키가 찾아오는 자(주인공)와 걸어 다니는 언럭키(황녀)의 조합이라는 시너지가 폭발해서 애꿎은 범죄 조직이 엮이게 되죠. 그러니까 주인공의 언럭키는 자석과도 같습니다. 그의 주위에 있으면 사건 사고에 휘말리죠. 동료들이야 하나같이 맛이 가서 그런 상황을 즐기지만, 선량한(?) 사람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엔 그 대상이 범죄 조직이 되었고, 주인공은 그 범죄 조직에 여동생 여우를 떠넘기다시피 하죠. 결국 범죄 조직 소속 무녀는 졸지에 유부를 만들어야 되고, 조직은 주인공의 행동을 착각해서 유부로 세상 점령이라는 영문모를 일에 휘말리고 맙니다. 그런 와중에 여동생 여우는 이 상황을 불쾌히 여겨 주인공을 함정에 빠트리려 하는데...

그런데 황녀의 교육은? 주인공과 엮이면 좋은 꼴을 못 보는 게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죠. 주인공의 의도야 어쨌든 간에 그와 엮이면 죽음뿐이고 죽고 싶지 않으면 발버둥을 처야 만 하죠. 그렇다면 주인공은 엄격하나? 아니죠. 귀찮든 아니든 일거리가 들어오면 남에게 떠넘기는 걸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주인공은 사자 우리(맛이 간 동료들)에 던져 넣으니 황녀는 죽고 싶지 않으면 절벽을 기어 올라가야만 하죠. 근데 작가가 시작할 때는 무제제와 황녀 교육, 그리고 언럭키와 언럭키가 만나 시너지가 폭발하는 그런 이야기를 계속 그러줄 거처럼 해놓고 왜 여동생 여우를 더 부각하는지? 은근슬쩍 귀와 꼬리의 귀여움도 어필하고, 결국 작가는 자기 욕망을 이기지 못한 듯한? 여동생 여우가 좋아하는 유부 타령은 어찌나 심한지, 솔직히 지겹게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무제제와 황녀 교육은 저 멀리 밀려 버리고, 고생은 범죄 조직이 다 합니다. 조직에 속해 있는 무녀는 하루 종일 유부를 만들기만 합니다.

맺으며: 주인공과 황녀의 언럭키한 상황을 잘 살려 범죄 조직이 엮어서 자멸해가는 과정을 참 드라마틱 하게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엮이면 황제라도 고생한다는 걸 이미 6권에서 증명했는데, 범죄 조직이라고 다를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은 마구 휘젓고 다니죠. 그런 주제에 자기가 휘젓고 있는 조직이 범죄 조직인지도 모른다는 멍청함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여우는 유부에 환장한다는 설정을 본 작품에서도 충실히 따르고 있는데, 결국 자기가 유부 만들기도 하는 등 소소한 볼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했군요. 흥미로운 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귀엽다고 마스코트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물은 어디까지나 마물이고, 인간과 교류는 해도 서로 이해 못 한다는 설정도 참 현실적으로 잘 그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 짝퉁도 등장해서 분량을 차지하고, 황녀를 아무렇지 않게 복제하는 히로인 등 이번 7권은 1~6권 중에 단연 압권입니다. 다만 520페이지나 되고, 글을 워낙 촘촘히 해놔서 여느 작품이라면 900페이지는 될법한 분량이다 보니 리뷰로 다 표현하지는 못했군요(한 5%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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