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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마도사. 무릎에 화살을 맞아서 시골 경비병이 되다 1 - S Novel+
에조긴기츠네 지음, TEEDY 그림,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은 용사 파티에 속해 마왕을 무찌르던 중 마왕이 쏜 화살이 무릎에 맞아 평생 낫지 않는 저주를 받고 말았습니다. 통증도 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어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죠. 그런데 마왕을 무찌르고 왔더니 길드나 귀족들이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아주 귀찮게 구는 것입니다. 높은 관직을 하사하겠다는 둥, 변두리 길드장에 추천하겠다는 둥, 유능한 사람을 놀릴 생각 없고, 이용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죠. 주인공은 무릎이 아파 움직이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아한 건 왜 자신의 무릎이 불편하다는 걸 밝히지 않는가인데, 언급은 없군요. 아무튼 이러다 사람 잡겠다 싶어 도망칠 궁리를 하게 되고, 아무도 쫓아오지 못할 오지 중 오지에서 의뢰한 의뢰를 받아 떠나기로 하죠. 그것이 본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시골 경비병이 되겠습니다.
본 작품은 이세계 전생물이 아닌, 판타지 세계에서 그 세계의 인물들로 꾸려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마왕이 있고, 용사가 있다고 해서 어두운 이야기는 아니고요. 동화 같은 슬로우 라이프쯤 되겠군요. 히로인들도 제법 나오고, 주인공 일직선 히로인도 있죠. 근데 나이 30대나 돼서 연애 한번 못 해본 걸까요. 히로인들의 호감에 대해 둔하기만 하고, 그런 주제에 호감으로 연결될 만한 짓거리는 잘한단 말이죠. 경비병으로 일하는 마을에서 대놓고 히로인과 결혼하라고 등을 떠미는데도 일절 반응이 없어요. 혹시 무릎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사실은 화살 맞은 부위가 중요 부위이고 그로 인해 고자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군요. 작가는 10대도 아니고 30대 아저씨한테 풋풋함을 요구하는 걸까요.
아무튼 의뢰를 받아 마을로 가던 중 늑대에게 공격받던 엘프 히로인을 줍고, 마을에 도착해 경비 중에 사람 말하는 늑대(마랑)의 왕 '펨'도 줍고, 마을에 쳐들어온 마족 사천왕 '비비(꼬마 히로인)'도 줍고 뭘 이리 많이도 흘리는지 이 세계는 어떻게 돼 먹은 건가 싶더라고요. 거기에 마물들도 들끓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이 마을로 오자마자 이런 일들이 일어나다니 싶은, 그동안 마을이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이벤트가 일어납니다. 물론 주인공이 다 해결하죠. 여기 쉬러 온 건데? 일은 도시에 있을 때보다 별 차이가 없어요. 그래도 펨의 복슬복슬함이라든지, 사천왕 '비비'의 자신감 가득 바보 같은 행동은 소소한 개그로 다가옵니다. 주인공 집을 두 번이나 태워먹고, 주인공에게 노동을 강요 당하는 장면 등 슬로우 라이프 다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맺으며: 딱히 이렇게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무릎이 안 좋은 아저씨가 온천을 찾아 마을로 왔고, 거기에 따른 에피소드를 서민적인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죠. 시장에 나가 고기를 팔고, 아픈 사람을 위해 약초 캐러 가고, 마을을 위협하는 마물을 쓰러트리는 등 큰일 터지는 그런 건 없습니다. 온천에 들어가 느긋하게 즐기다 히로인 난입이라는 이벤트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요소가 히로인들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도가 지나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판치라로 넘어가도 될만한 일들이 생겨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까요. 그래서 싸구려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복선이나 추리 같은 머리 아프게 하는 것도 없어서 좋고요. 적절한 개그와 흐뭇하게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