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게이트 3 - 03. 파르닛드 수연합
카자나미 시노기 지음, 김진환 옮김 / 라루나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메인 히로인 '슈니'와도 만났고, 그녀를 통해 다른 서포트 캐릭터(NPC) '지라트'가 오늘내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공은 그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기로 합니다. 이세계는 주인공이 하던 게임의 세계관으로 일률적이었던 캐릭터(NPC)들이 자아를 가지고 마치 이세계 주민처럼 살아가는 세계입니다. 당연히 수명도 존재하며, 게임 속에서부터 주인공을 서포트 해왔던 캐릭터들도 5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이를 먹어 오늘내일 하게 되었는데요. 죽기 전에 주인공을 보고 싶다는 '지라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주인공은 그의 하렘(슈니, 티에라)과 지라트가 살고 있는 '파르닛드'라는 나라에 가기로 합니다. 


보통 이세계에서 여행이라면 도보나 엉덩이 아픈 마차로 가는 게 정석이잖아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산적을 만나 돈과 하렘 다 내놓고 꺼져라는 클리셰도 발생하는 등 이세계물 하면 빠지지 않는 이벤트가 기다리나 했습니다만. 그냥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앞 전에 머리 아픈 작품을 리뷰 했다가 심신이 지쳐 있었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나니 힐링이 될 정도로 포근하게 이어졌군요(반어법 아님). 좌우 분간도 못하는 산적이 딱 한번 나오지만 결과야 뻔했고요. 주인공이 워낙 강한 데다 글쎄 슈니가 마차 끌 말을 대신한다고 어디서 신수(환상의 동물?)를 잡아와서 끌게 하는 통에 마물이고 뭐고 접근을 안 해서 매우 싱겁게 진행이 돼요.


이번 이야기의 핵심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많은 돈과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상식 밖의 인간으로 취급하며 싸늘한 시선만 보내는 '티에라'인데 처음 만날 때부터 상식 밖으로 행동하는 주인공에게 질려 있었죠. 우리로 치면 억대 수표를 꺼내 부채질하는 꼴을 티에라는 봐야 했으니 짜증이 솟구칠 만도 했었겠죠. 조심하라고 말해도 조심하지 않는 주인공에게 빈정 상할 때도 있는 등 감정 노동을 좀 심하게 하는 히로인이랄까요. 두 번째로는 아기 여우 '유즈하'에 이어 신수 '카게로우'의 합류가 되겠습니다. 유즈하는 일찌감치 주인공과 계약해서 반려동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고, 이번에 카게로우가 슈니와 계약하면서 새로운 차밍 포인트로 등극합니다.


그런데 카게로우는 이세계에서 마물 최정점에 서는 신수로서 꼴사납게 마차나 끌다니 자존심은 엊다 팔아먹었나 싶었지만 자기가 좋다는데 누가 말릴까 싶은 상황이 연출되죠. 이런 부분이 역시 라노벨 답다 싶기도 합니다. 네이밍 센스도 어딘가 궤멸적인 게 작가는 센스 좀 길러야겠더군요. 이렇게 주섬주섬 땅바닥에 떨어진 물건 줍듯이 하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참 편하게 산다 싶기도 합니다. 마차도 손수 만드는데 현실의 벤X 마이바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대단한 물건이 나와 버리죠. 서포트 캐릭터 찾아간다는 목적보다도 이동할 수단이 더 부각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포인트는 서포트 캐릭터 '지라트'와의 해후군요. 500년 전 주인공이 실종된 이례 줄곧 주인공(주인)만을 찾아왔던 지라트는 나라를 세우고 자식을 낳고 나이를 먹어 죽지도 못하고 주인공만을 기다려 왔던, 어떻게 보면 우리네의 진돗개 같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마지막 불꽃이 다 할 때쯤 운명처럼 주인공을 만나게 되었고, 이제 미련 없이 떠나기 위해 주인공에게 대결을 신청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이 장면에서는 무인(武人)으로 자신이 죽을 자리를 찾아 떠나는 장면과도 같아서 조금은 먹먹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맺으며: 새로운 히로인이 둘이나 더 늘어나는데 이 중에 한 명은 주인공과 같은 게임 유저가 아닐까 하는 복선이 나왔군요. 하기야 많은 유저가 게임을 했는데 주인공 혼자만 이세계에 넘어왔을 거라는 법은 없을 테죠. 이후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흑막이 주인공 인생에 개입하는 거 아닐까 하는 복선도 투하되는 등 자잘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게 되면 돌아갈지 남을지 고민하는 부분은 참 현실적이지 않나 싶었군요. 가족이 기다리는 현실과 이제 가족과도 같은 슈니&티에라를 남겨두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뇌. 이제 저주가 풀려서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티에라도 떠날지 남을지 하는 것등... 사실 주인공이 스킬과 능력 쓰는 것보다 이런 이야기들이 와닿기도 합니다. 다만 사무라이 드래곤이나 일본식 주거공간 등 다소 일본색이 짙어서 거부감을 가지게 되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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