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스킬 【지도화】를 손에 넣은 소년은 최강 파티와 함께 던전에 도전한다 3 - L Novel
카모노 우동 지음, 시즈키 히토미 그림, 이경인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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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을 꼽으라면 주인공의 무능력을 관철하고 있다는 걸 들 수 있습니다. 15세가 되면 적성 검사를 통해 그 사람의 능력치가 스킬로 발현되고 그 스킬은 죽을 때까지 이어지죠. 누군 용사 같은 좋은 직업을 얻기도 하지만 주인공처럼 [지도화]라는 별 쓸모없는 스킬을 받기도 해요. 이렇게 이 세계의 사람들은 성인이 되자마자 미래는 결정되어 버리죠. 주인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킬을 가졌어도 살아는 보겠다고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은 했지만 스킬이 곧 그 사람의 능력이 되는 세계에서 아무리 발버둥 처봐야 시궁창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어느 날 주인공을 더욱 시궁창으로 몰아넣는 사건이 터지는데, 같이 적성 검사를 받았던 소꿉친구(히로인)는 세계에서 얼마 없는 희귀 스킬을 받게 되죠. 한동안 같이 지내던 소꿉친구는 별 볼일 없고 보살펴주는데 한계를 느껴 주인공을 차버리고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떠나버립니다. 주인공은 인생의 쓴맛을 10대 때 맛 보아야만 했죠.


이번 이야기는 '에린(히로인)'과 20계층에서 두 달여 고생한 보람이 있는지 [지도화], [은밀], [색적]등 비전투 스킬은 극한까지 갈고닦게 되었지만 결국 공격 스킬은 습득하지 못하게 된 주인공이 자신만의 전법으로 파티에서 역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은밀, 색적에서 알 수 있듯이 적에게 들키지 않기와 적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되었죠. 근데 이렇게 은밀하게 적을 찾아내도 처치할 수 있는 능력은 없어요. 보통 여느 무능력물에선 아무리 주인공이 무능력이라도 결국 길을 찾아내 적을 무찌르는 능력을 입수하지만 주인공은 아무리 고생을 해도, 노력을 해도 일절 없는 것이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죠. 이 짓거리를 1년 넘게 해도, 두 달여간 미답파 던전 계층에서 죽도록 고생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난제가 아닐 수 없어요. 이번에도 주인공은 다른 파티의 사람을 소개받아 공격 스킬을 입수하려 하지만, 작가가 이런 점에서 자기 의지를 관철하는 모습에서 대단히 높은 점수를 줄만해요.


그래서 그럴까, 주인공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죠. 이런 점도 현실적이자 인간미 넘치는 부분이랄까요. 아무리 노력해도 이 세계는 넘을 수 없는 스킬이라는 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적어도 자신을 주워준 [어라이버즈]라는 파티에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가 이번 3권에서의 주인공이 해야 될 일이 되죠. 근데 소꿉친구에게서 버림받고 현시점까지 근 2년을 보냈는데도 길을 못 찾았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도 싶어요. 사실 주인공은 딱히 특출나게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센스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어디에나 굴러다니는 마을 사람 A 같은 캐릭터라는 이미지이죠. 그래도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시궁창에서 구르다 보니 조금은 성장하긴 합니다. 비전투쪽이지만요. 결국 공격쪽보단 던전에서 레이더 같은 방법으로 몬스터가 어디에 있는지 찾고, 몬스터 어그로 끄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딜러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해서 파티에 기여하게 되죠.


사실 필자는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을 꼽으라면, 주인공의 강해지기 위한 고뇌보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라 할 수 있어요. 주인공은 인생 어떻게 되겠지 하는 자포자기 성격을 안고 있죠. 그래서 성장도 더디고, 근본이 삐뚤어져 있다 보니 타인과 대화는 시비조로 비치기도 하는데 언젠가 칼 맞지 않을까도 싶어요. 그래도 그나마 상식인이어서 개성이 강해서 제각각으로 놀아나는 사람들로 구성된 파티가 와해되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파티 리더라는 사람은 다 늙도록 동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에 따른 순수함으로 여자들에게 사기나 당하고, 여자 찾아간다고 파티를 멋대로 해산하려 하질 않나, 질투는 얼마나 심한지 주인공이 자기가 마음에 둔 여자랑 같이 있는 꼴을 못 봐요. 마법사 '에린(히로인)'은 근본이 엘리트다 보니 그에 따른 의식수준이 높아 타인과 마찰을 자주 일으켜요. 엘리트답게 실력도 꽤 높죠. 이번에 그녀의 과거 중 하나가 밝혀지는데 자기보다 열 살이나 많은 마법사에게 시비 걸어서 털어준 후 온갖 모욕을 퍼부어주는 바람에 이번 3권에서 그 마법사로부터 못 볼 꼴을 당하게 되죠.


주인공과는 물과 기름이었으나 20계층에서 같이 개고생한 후 어느 정도 마음을 열어 가요. 그러나 이 작품은 하렘은 물론이고 커플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둘이 맺어지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힐러 '네메(히로인)'는 이 작품에서 귀여움의 대명사랄까요. 주인공보다 6살 많은 연상이지만 드워프인지 뭔지의 계통이라 키가 크지 않아요. 그래서 주인공과 같이 있으면 언제나 주인공은 여아 유괴범으로 오해를 받죠. 작은 키에 콤플렉스가 있는지 누나 행세를 하려고 하고 말끝마다 '거예요!'를 붙이며 자신감에 찬 무모한 말을 내뱉곤 하는 낯가림이 심한 캐릭터죠. 항상 주인공과 붙어 다니며 어쩌면 주인공과 맺어지는 확률이 가장 높은 캐릭터일 수도 있어요. 암살자 '진'은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주인공을 포섭해서 파티에 끼워 넣었고, 이 사람만큼은 개그코드가 없어요. 과거도 뒤숭숭한 이야기들 밖에 없고, 이번에 과거를 비추는데 뒷세계에서 더러운 짓은 좀 했나 봐요. 그러다 파티 리더를 만나 [어라이버즈]를 창립하면서 지금에 이르는데 이 사람 '진'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돼지고기 등심 같은 캐릭터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성기사 '로즈리아(히로인)'는 파티 브레이커로 남자들 등치며 살아가는 걸 삶의 목표로 해서 수많은 파티가 그녀 때문에 와해되어 버렸어요. 주인공을 한때 유혹하기도 하고, 파티 리더의 눈에 콩깍지를 씌워 파티가 공중분해 직전까지 가게 만든 원흉이죠. 파티 보충원으로 영입했는데 어느새 정식 파티원으로 자리 잡고 동정인 주인공을 뇌살 시키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어요. 에린을 자극해서 은근히 주인공과 엮으려고 하는 중인데 에린은 그럴 마음이 없어요. 주인공이 로즈리아와 꿍짝거리면 질투는 하는데 마음을 밝히지 않는 츤데레성을 엿보이긴 해요. 근데 주인공도 딱히 에린에게 이렇다 할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결국 이들 파티는 동정을 유지한 채 늙어버릴지도 몰라요. 이런 캐릭터들로 이뤄진 파티를 보고 있으면 참 개성 있는 사람들을 잘도 모았구나 하는 걸 느끼게 돼요. 복선을 투하하는 심각한 이야기도 없고, 스킬과 직업 소개로 분량 다 잡아먹는 것도 없고, 전투도 리얼리티를 추구하는지 지루하지가 않아요. 2권을 통해서 시리어스인가 했는데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개그물이라고 보시면 돼요.


맺으며: 사실 주인공이 소꿉친구에게서 버림받은 충격에 죽자 살자 노력하는 이야기일까 했는데 일단 3권까지는 그런 분위기는 전혀 없어서 아쉬웠어요. 주인공에게 있어서 자극제가 필요한데 그게 없다 보니 주인공이 나아가야 될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번 3권에서 공격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일단 성격이 고생은 싫어요 계열이다 보니 배우는 게 더디다 못해 결국 못 배우게 되고 던전에서 은밀과 살기를 이용해 몹 어그로나 끄는 신세가 되어 버리는데 이것도 성장이라면 성장이겠죠. 거기에 [지도화]로 던전 전체를 부감할 수 있어서 이걸로 파티에 도움이 되고 있으니 전혀 쓸모없지는 않아요. 결국 이번 3권의 요점은 주인공이 있을 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의미가 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네메의 귀여움은 이 작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요. 어째서 제1 히로인은 에린일 텐데 네메가 더 인상에 남는다고 할까요. '네메'의 대사가 재미있어요. 주인공이 그녀를 이용하려고 살짝 띄우주면 '네메에게 맡겨 주는 거예요!'하며 홀랑 넘어간다던가, '노트(주인공) 따윈 원 펀치로 격침이에요!'라든가, 사차원 같은 대사가 너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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