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14.5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퐁칸 ⑧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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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4.5권은 다른 .5권이 그렇듯 여러 특전 부록을 한 권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외전은 본편 이야기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등을 알 수 있기도 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14.5권은 무슨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냐면, 하치만(주인공)의 여동생 '코마치'가 새언니(오빠 와이프)로 누가 되었으면 좋겠는가를 두고 오빠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이야기. '잇시키'가 여름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뮤직 페스티벌에 모두 함께 보러 가는 이야기. 그러다 신입들이 학교에 어떻게 적응할까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러면서 서로 망신 주고받는 살벌한 이야기. 코마치가 봉사부를 이어받아 부장으로 취임해서 봉사부를 이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하치만과 유키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다른 외전은 주로 사이드 스토리를 가미하는 것과 다르게 이번 이야기는 14권 이후를 보여준다. 하치만과 유키노, 유이는 3학년으로 진학한다. 공부는 하는데 입학이 가능할까 늘 관심사였던 코마치도 무난하게 입학에 성공해서 주인공 일행의 후배가 된다. 코마치는 누구와 다르게 워낙 사교성이 좋아 무난하게 적응 중인 거 같고, 이에 오빠는 안심이 된다. 그래서 하치만은 이제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 1년 후면 학교를 떠나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고, 그러면 뿔뿔이 흩어져야 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봉사부에서 지냈던 일들을 추억할 수 있을까.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봉사부를 이어받은 코마치는 자신들의 전철을 밟아 상처를 입기도 하고, 실패도 하고, 그러다 봉합도 하는 청춘을 보내게 될까. 뭐 이런 이야기들이다.


그래도 오빠의 걱정과 다르게 코마치는 매우 사교적인 데다 야무진 성격이어서 선배라고 주눅 들지 않고 놀리기도 하는 모습에서 봉사부를 완전히 물려받으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도 싶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놀러 간 페스티벌에서 그 유키노에게 부끄러운 일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는 인물은 별로 없을 텐데 코마치가 해낸다(쏘아 올린 건 코마치, 받아서 유키노에게 넘긴 건 잇시키). 사람 부리는데 타고난,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미우라와 쌍벽을 이루는 여왕 체질 '잇시키'에게도 뒤지지 않는 말발과 행동을 보여줘서 천하의 잇시키가 질려서 하치만에게 개념 없는 애(코마치)라고 하소연하게 만드는 인물이 코마치다. 이 정도면 오빠들이 졸업해도 봉사부를 잘 알아서 꾸려 가지 않을까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본편이 끝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게 하치만과 유키노의 뒷이야기다. 필자는 사실 완전히 완결되는 이야기로 하치만이 유키노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사축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진 않더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떴다. 만약 작가가 후일담을 또 쓴다면 분명 필자의 기대대로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키노는 14권까지 보여줬던 의존증은 많이 줄었다. 여전히 하치만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는 있지만.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원을 알아보러 다니게 되는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고(그게 못마땅한 잇시키), 거기서 유키노의 확고한 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 하치만 이 쉐키는 14권에서 유키노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면서도 그새 까먹었는지 어느 작품의 주인공처럼 난닷데?!를 시전한다. 언젠가 유키노 언니에게 칼 맞지 않을까.


맺으며: 사실 이번 14.5권은 잇시키를 기믹으로 해서(분량이 엄청 많다) 코마치의 이야기를 그려간다고 할 수 있다. 하치만과 유키노, 유이가 졸업하게 되면 혼자 남겨지게 될 코마치에게서 유키노를 엿보게 된다. 부원을 받지 않은 채, 홀로 그저 봉사부의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는 코마치의 마음을 하치만의 시각으로 잔잔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누구도 막을 수 없듯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하치만의 일생에서 과거를 떠올리며 봉사부에 대한 추억을 언제까지고 간직할 수 있을까 하는 철학적인 물음도 있다. 아무튼 코마치가 생각하는 오빠의 평가라든가, 잇시키와 코마치의 입씨름 등 20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은 짧은 분량에서 많은 볼거리를 보여준다. 그건 그렇고, 잇시키의 분량이 너무 많다. 좀 더 추억을 기리며 잔잔하게 끝낼 수 있었을 텐데, 텐션이 강해서 개밥에 도토리 들어간 기분이랄까. 물론 하치만 일행과 코마치(과거)를 이으는 선 같은 역할이라서 뺄 수 없는 노릇이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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