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의 소환사 3 - NT Novel
마요이 도후 지음, 쿠로긴 그림, 유경주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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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나이 23세, 전생에서 뭘 하다 이세계로 왔는지는 모른다. S급 스킬을 얻는 댓가로 여신에게 기억을 받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 치트물이다. 주인공은 전생하면서 여신으로부터 스킬을 받게 되고 이걸 기반으로 해서 엄청나게 강해진다. 그리고 이런 작품의 전통적인 클리셰로 하프엘프 '노예' 소녀, 사역마로 '슬라임과 늑대', 여타 히로인들이 등장한다. 히로인도 한두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프엘프 소녀 '에필'부터 해서 마족 소녀 '세라', 당돌하게도 이세계 소환되면서 여신에게 부하가 될 것을 요구한 주인공이 유쾌하여 그의 본처를 자처하게 되는 여신 '메르'에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병약 미소녀 '리온'이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집안 메이드로 모녀(母女)까지 들어온다. 이 작품은 덕후 세계의 염원과 갈망과 뇌내 희망을 그대로 담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히로인 동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늘어날 거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암흑 기사 할배도 꼽사리 껴준다.


2권 리뷰를 두루뭉술하게 써버려서 3권 리뷰 쓰는데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2권 나오고 3권 발매까지의 텀이 1년 8개월인데 기억력이 붕어 3초 머리인 필자로서는 앞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알아낸 바로는, 날 때부터 노예 생활을 해오며 화룡의 저주를 받아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에필'을 주인공이 구입해서 저주를 풀어주고 연인 관계가 되었다는 것. 이후 주인공과 같이 마물을 퇴치하며 얘도 엄청나게 강해진다. 여느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주인공 하고 엮이기만 하면 주변 인물도 능력이 뻥튀기 되는 불가사의가 이 작품에도 있다. 사령화인지 마물화인지 원통함에 성불도 못하고 있던 암흑 기사 '제라르(할배)'를 퇴치하고 계약하여 소환체로 만들어 동료로 영입. 그전에 이 작품에서 귀염의 대명사가 된 슬라임 '클로토'가 있다. 얘도 주인공과 계약하여 소환체가 되면서 마왕급으로 성장한다. 클로토는 옛날 남쪽 나라를 반파 시킨 슬라임과 동급으로 진화, 여기까지 성장하는데 두어 달도 안 걸렸다.


마족 소녀 '세라'는 당대 마왕이 숨겨놓고 키운 딸이다. 용사가 쳐들어 왔을 때 던전에 봉인 시켜 둔 걸 주인공이 해제 시킨다. 마왕이 꼭꼭 숨겨 키운 탓에 세상 물정에 어둡다. 어렸다면 귀염성이라도 있을 텐데 다 큰 처녀에 그냥 술고래일 뿐이다. 여신 '메르'와 맞짱 떠서 무승부 할 정도로 강하다. 근데 얘는 왜 소환체가 된 건지 모르겠다. 슬라임이나 제라르 할배(사령 비슷)는 마물 계통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세라는 인간족처럼 마족이라는 하나의 종족일 텐데 이래도 되나? 아니 악마라고 했으니 마물이라고 해야 하나. 구분이 애매하다. 여신 '메르'는 주인공이 전생 단계에서 부하가 되라는 말에 예스를 날리고 본처를 자청한다. 이 작품에서 제일 영문모를 캐릭터다. '리온'은 주인공이 소환한 지구 소녀다. 병으로 14살 나이에 요절하고 주인공이 불러내 이세계 용사로 키우게 되는데 이쯤 오면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아주 그냥 작가가 브레이크 없이 온갖 설정을 리밋 해제하고 막 갖다 붙인다.


그러고 보니 메이드 모녀도 있었네. 엄마 나이가 주인공 하고 5살 차이 밖에 안 난다. 딸은 어려서 힘들겠고, 엄마는 언젠가 주인공 하렘에 들어가지 않을까도 싶다. 참고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자가 아니다. 다만 에필 일편단심이라서 다른 히로인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지 모겠다. 이 작품엔 용사도 등장한다. 얘도 여자 3명을 동료로 두고 있다. 이세계에 가면 누구나 다 이성을 만날 수 있나 보다. 그러니 현실에서 이성 친구 하나 없는 분들은 이세계 전생을 해보길 권해본다. 아무튼 용사는 개뿔도 없으면서 성선설(사람은 본디 착하다)을 기본 장착하여 싸돌아다니다 주인공에게 참교육 당하고 지금은 마왕 찾아 길을 떠났다. 근데 당대 마왕은 다른 용사가 처치했는데? 그냥 무녀가 심심해서 소환한 건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제법 있다. 여신 메르의 말로는 마왕은 누구나 될 수 있다니까 지금쯤이면 새로운 마왕이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주인공이 용사보다 더 강하다.


이번 이야기는 이세계로 온 지 3달 만에 A급 모험가가 된 주인공이 저택을 구입하고 동료들과 수련하는 이야기로 절반을 소비한다. 이건 뭐 크게 건질 이야기는 없으니까 넘어가자. 누군(이세계 사람들) B급이 성장 한계라는데 얘들은 뭘 처먹었기에 이렇게 강한지 모르겠다. 집도 사고, 지하에는 연습장을 만들어 드래곤 볼을 찍는다. 언젠가 우주로 진출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중후반부는 A급에 만족하지 않고 S급 승급 시험을 보는 이야기를 그려간다. 하지만 이런 시시한 이야기로는 작품이 팔리지 않을 거라 여겼는지 작가는 여기에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호전적인 녀석들을 끼얹는다. 용사들을 참교육 해주고 쌀밥 먹으러 다른 나라에 가던 주인공 일행이 도적떼를 퇴치한 일이 있다. 근데 도적 두목이 하필이면 군사 강국의 이웃나라 '트라이센'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던 놈이다. 영웅이라는 놈이 도적질에 인신매매까지 하고 있다고 주인공에 의해 까발려졌으니 그 나라의 얼굴에 먹칠이 되어 버렸고, 먹칠한 주인공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는 시추에이션이다.


여기서 군사 강국 트라이센 편에 선 환생자가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은근히 전생자와 환생자가 있다고 서술한다. 그래서 이세계 전생 룰(전생하면 강해진다는 것)답게 환생자도 엄청나게 강하다는, 변태 쉐키(환생자)가 등장하여 에필을 매료하려는 되지도 않는 짓거리를 시도하게 되는데... 뭐랄까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이라서 좀 식상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에필을 빼앗기지 않으려 싸운다. 여기서 작가는 혼자 다 해 먹는 주인공에게 드디어 적수가 나타난다는 요소를 집어넣으려고 했나 본데 피어나지도 못하고 침몰하고 만다. 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이런 변태 놈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무튼 주인공을 노리는 패거리가 등장하게 된다는 새로운 분기점이 되겠다. '트라이센(나라國다)'이 도적 영웅 때문에 사면초가에 빠지자 타개책으로 주변 나라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주인공이 휘말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주인공이 워낙 강해서 적수가 되려나 모르겠다. 이쪽엔 여신(女神)도 있다고.


맺으며: 그냥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스킬 이야기로 분량 많이 잡아먹고, 솔직히 이런 정성으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는 못 꾸미는 걸까. 히로인들의 근본 없는 호감도 상승과 성(性)적인 이야기들을 가미하여 흥미를 끄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이런 이야기로 15권(완결 아님)까지 용케도 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러스트가 작중 몰입도를 방해한다. 적어도 코미컬라이즈(만화)급으로 일러스트 작화를 끌어올렸다면 반은 먹고 들어갔을 거라 생각한다. 뭐 이런 것들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들인지라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은 다를 거라 본다. 아닌 게 아니라 뭔가 인기 요소가 있으니까 15권까지 발매되었을 테지. 그건 그렇고, 돈이 안 된다 싶으면 알짤없이 손절하는 NT노벨이 웬일로 후속권을 내주는지 모르겠다. 가끔 보면 이렇게 뜬금없이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 돌아온 느낌으로 발매해주긴 하는데 너무 텀이 길어 어색하다 못해 누구세요?라는 느낌이다.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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