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님의 스승님 4 - L Novel
미츠오카 요 지음, 김보미 옮김, 코즈믹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민이라고 괄시를 해대면서도 용사의 스승이라는 걸 이용하려는 귀족들이 슬슬 나타나면서 주인공 '윈'의 처지가 난감해지기 시작합니다. 용사 '레티'를 자신들 쪽으로 붙잡아둬야 하는 왕족(작중에선 황족) 또한 난감해졌고요. 특히 외국에서 귀족 자녀와 결혼 시키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이니 거기에 덥석 물고 '윈'이 가버리면 오로지 '윈'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용사 레티도 따라가버릴 것이고, 그러면 이거 무슨 닭 쫓던 개도 아니고 졸지에 용사의 칼이 이쪽에 들이밀어질지도 모르는 극박한 상황에 처하고만 렘르실 제국, 아니 그전에 레티는 자신을 놔두고 윈이 다른 집에 장가가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자부하겠지만 그의 처지를 안 다면 반대는 안 하지 싶겠더라고요. 이미 기사 학교와 우리로 치면 사대부에 속하는 귀족들 사이에서 그가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윈을 어떻게 해야 할까. 레티의 힘을 이용하려면 스승인 윈을 이용하면 되는 것, 그것을 막아야 되는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아무도 그를 터치 못하게 하면 되겠지. 윈과 레티의 편에 서서 이거저거 편의를 봐주던 알프레드 왕자에 의해 윈은 꿈에도 그리던 기사가 됩니다. 윈은 왕녀(작중에선 황녀) 코넬리아의 종사(친위대)로써 취임하게 되죠. 오로지 황제와 왕녀만이 그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이로써 레티를 빼앗기지 않게 되었지만 바꿔 말하면 윈의 가치는 그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력이 아니라 인질로서의 가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윈은 자조하지만 그래도 레티가 인간들에게 칼을 들이밀지 않아도 되었다고 자평하니 이 얼마나 씁쓸한 결말일까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고 하였던가요. 귀족들만 된다는 근위 기사보다 더 높은 친위대가 되었다는 건 다시 말해 그도 귀족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처우는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졸지에 레티에게 연적이 생기고 말죠. 바로 윈이 모셔야 될 왕녀 코넬리아인데요. 기사 학교 동문으로써 그의 성품에 이끌려 절찬 호감을 드러내는 중, 이젠 왕녀와 결혼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슬슬 이들 사이에 연애전선을 만들려나 보더라고요. 윈은 둔해빠져서 레티가 이러저래 질투심을 이끌어 내도 무반응이고, 이건 무슨 완전히 동생 대하듯 하니까 레티 입장에서는 겉몸이 달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죠. 근데 여전히 그런 윈을 평민 주제에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귀족들이 나오면서 핑크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라고 역설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전쟁의 기운이 날로 높아져만 갑니다. 마왕과의 전쟁이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옆 나라에서 땅따먹기 하자며 치근덕 거리기 시작하고, 옆 나라를 부추기고 뒤에서 나라(렘르실 제국)를 붕괴 시키기 새로운 왕이 되기 위해 암약하는 어떤 인물(흑막, 스포라서 자세히는...)로 인해 내란의 조짐까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드 사이어언티스트였던 스승의 이론을 증명한답시고 제자인 어떤 마도사에 의해 제도에선 행방불명 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급기야 윈까지 습격 당하는 일까지 벌어져요. 한 번에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면서 리뷰를 어떻게 써야 되나 어휘력이 딸리는 필자로써는 곤혹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게다가 사교도까지 등장하면서 필자의 눈은 @_@이 되어 버렸군요. 어쨌든 썩어빠진 관료들을 대신해 이것들을 해결할 사람은 누구인가.

 

누구긴요.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용사의 스승인 윈이 해야지 누가 하겠습니까. 망해가는 나라에서 그나마 문명인인 왕자 알프레드와 왕녀 코넬리아를 필두로 해서 용사 레티와 스승인 윈, 이들은 어쩌면 나라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를 사태를 막고 흑막을 잡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지만 상대도 만만찮은 것에서 격한 싸움을 예고하였군요. 그런데 웃긴 게모든 걸 조종하는 흑막이 코넬리아와 결혼해서 왕이 되고 나아가 용사를 손에 넣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부분인데요. 이 흑막은 똑똑하면서도 바보라는 느낌을 받았군요. 그래도 제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왕족이라면 수하에 정보부 정도는 있을 텐데 이걸 빠져나가는 실력은 있으면서 어째서 코넬리아가 자신과 결혼을 해줄 것이며 용사가 아무런 반발을 하지 않고 자신을 따라 줄 거란 걸 믿어 의심치 않는 걸까 하는 거죠. 하지만 1년 전 쿠데타 때 코넬리아를 궁지로 빠트린 실력을 보자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에서 우려를 낳기도 합니다.

 

아무튼 코넬리아와 결혼하고 레티를 수중에 두려면 윈을 포로로 잡으면 될까? 그러면 레티에 의해 나라가 멸망할 테죠. 그렇게 하면 윈이 싫어할 테지만(용사가 인간에게 검을 들이댄다는 건 새로운 마왕이 탄생한다는 것, 이걸 막기 위해 윈은 코넬리아 친위대가 되었죠.) 오로지 윈만을 바라보는 레티가 그가 상처받는 걸 보고 가만히 있을 리는 없을 터, 코넬리아를 모시는 윈 또한 나라를 붕괴 시킨 흑막이 그녀(코넬리아)와 맺어지는 걸 두고 보고만 있을까. 백성을 지키기 위해 기사가 되고 싶었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년이 백성을 괴롭힌 흑막을 용서할 리가 없죠. 이 작품은 이런 게 있습니다. 나쁜 역으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꿍꿍이를 꾸미면서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계산을 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이전에 코넬리아를 궁지로 빠트린 실력이 있으니까 당연히 내가 하는 그대로 흘러갈 거라는,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서 흥미를 제법 끌게는 하는데 문제는 작가가 그렇게 흘러가게 만든다는 것이군요.

 

맺으며,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말이 있죠. 주인공 윈과 히로인 레티가 딱 그런 형국입니다. 더해서 코넬리아도요. 여담이지만 히로인 전선에 얘가 갑자기 치고 나오는군요. 3권까지만 해도 들러리였는데 이번에 주인공과 결혼도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다니 너무 성급한 게 아닐까도 싶었군요. 아무튼 힘이 있으면서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는 용사와 평민으로서 한계를 보이는 윈, 왕위(王位) 서열 2위이면서 유약한 모습만 보이는 코넬리아, 그리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알프레드 왕자. 그걸 비웃듯 암약하는 흑막들 그리고 레티에게 질투를 느껴 눈이 어두워진 레티의 친언니(이게 약방의 감초). 과연 주인공은 이들을 물리치고 나라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여담입니다만. 흑막의 존재만 놓고 보자면 이야기가 상당히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작 이놈 하나 + 레티 친언니 때문에 나라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다니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애초에 나라가 썩기도 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