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5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티글을 위시한 '월광의 기사단'은 작슈타인과 무오지넬의 대군을 물리쳤습니다. 유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여 티글은 한 번은 궤멸되면서도, 처절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버텨 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은 평온을 되 찾으리라, 티글이 자신의 영지인 알자스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전국(戰國)의 소용돌이에 휘말린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귀족 간 왕의 자리를 놓고 일어난 내전을 평정하고 이어진 무오지넬과의 전쟁, 특사로 갔던 아스발에서의 고초와 귀환 중 사고, 기억을 잃고 방황했던 나날, 그리고 마물과의 싸움과 또다시 일어난 대규모 전투는 그에게 소중한 것을 앗아가기도 했고, 소중한 것을 손에 넣게 해주었습니다.

 

근 1년 만에 후속권이 나왔습니다. 필자는 절판되는 게 아닐까 했는데 이렇게 나와주니 기쁘기 그지 없군요. 이번 에피소드는 크게 3가지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하나 - 엘렌과 맺어진 이후 두 번째 여인이 품으로 들어오는 것, 둘 - 그동안 간간이 나왔던 마물과 티타의 몸에 현현했던 여신 티르 나 파에 관련된 것들, 셋 - 지스터트에서의 불온한 움직임, 이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에렌 이후 당연한 수순으로 티글의 두 번째 여인이 된 히로인이 탄생했습니다. 누구인지 밝히고 싶지만 제목에 스포주의라고 해뒀음에도 스포질 한다고 해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 히로인 비중이 역대급 공기라서 안습하다는 것이군요.

 

이 작품에서 류드밀라 다음으로 귀엽지만 지금은 완전히 공기로 변해버린 그녀를 티글은 두 번째 여인으로 맞이하며 품으면서 '그는 여타 (남)주인공과 다르게 고자가 아니라고 확실히 선언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퍼스트 여인 에렌과의 관계는 계속해서 미묘해지고 있는데요. 이젠 동침까지 서슴지 않는 관계까지 발전을 하였지만 에렌의 공녀라는 지위와 타국인이라는 것에서 이들의 관계를 좀처럼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합니다. 에렌은 모든 걸 버리고 자신에게 오라는 그 말 한마디만 해준다면, 하고는 있지만 티글은 어떻게 해주겠다는 말만 한 게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군요.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또 한 명의 히로인 '류드밀라' 츤데레의 대명사로 꼽히는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영지를 내팽개치고 그의 곁에 붙어 '아니거든?'하며 졸졸 따라다니는 게 이번 일러스트의 귀여움과 더블어 조만간 일내지 않을까 하는 플래그가 서버렸습니다. 소피야는 일찌감치 그를 예약해둔 상태라서 지금은 그저 기회만 엿보고 있고요. 거기에 왕녀 레긴 또한 두 번의 대시 끝에 미래라는 결실을 쟁취하고야 말죠. 그리고 또 한 명 리무도 이번에 플래그를 세워 버리는데요. 이렇게 한낱 지방 영주 찌끄레기에 불과한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 여자들이 왜 그라는 존재를 마음에 두는 것일까. 그것은 그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희생정신 때문이겠죠.

 

그동안 바나디스(엘렌이나 소피야, 류드밀라)와 합동 공격을 해야 겨우 격퇴 시킬 수 있었던 마물 관련이 정립됩니다. 티글을 노리기도 하고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나타나 괴롭혔던 마물들의 진짜 목적이 드러나면서 안 그래도 인간들 쌈박질에 골치 아파 죽겠는데 거기에 기름을 끼얹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성장한 티글과 바나디스에겐 상대가 되지 않는, 사실 마물은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라는 궁극적인 이야기를 완성 시키기 위한 들러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사샤의 죽음 등 티글과 에렌에게 제일 많이 접점을 만들어준 게 마물이기도 하죠. 그리고 다른 바니디스와의 접점에서도 빠지지 않기도 하고요.

 

여튼 그쯤 에렌이 속해있는 지스터트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생겨납니다. 다음 무대는 브륀을 떠나 지스터트가 되겠군요. 작슈타인과 무오지넬과의 전쟁을 끝내고 사절단으로 지스터트로간 티글과 그 일행에게 왕권을 둘러싼 음모와 태풍이 불기 시작하는데요. 그 중심에 바나디스 '발렌티나'가 있었으니, 사실 이것 또한 이전부터 복선이 있어 왔던 것이죠. 그녀(발렌티나)가 지금부터 벌일 일들은 알고 보면 피식할 부분이긴 한데 하필 티글이 와 있다는 것에서 그녀의 운은 어찌될지 모르는, 브륀을 구했던 구국의 영웅 티글은 지스터트에서 또다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의 나라가 왕권을 두고 암투를 벌이든 티글로써는 딱히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지만 자신의 여자가 휘말리게 되면 더 이상 남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죠. 에렌을 필두도 류드밀라나 소피야 나아가 이젠 수줍쟁이가 되어버린 엘리자베타까지 휘말리게 생겼으니 티글로써는 또다시 전란이 될지 모를 일에 머리를 들이밀게 생겼습니다. 그것을 증명하겠다는 양 소피야와 엘리자베타를 급습하는 자가가 나타나는군요. 그리고 이야기는 다음권으로...

 

맺으며, 뭐랄까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라는 아이덴티티를 정말 잘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외길만 고집하는 장인정신을 엿보았다랄까요. 마법은 거의 없는 정통 중세 시대 판타지물에서 마물이라는 이질감을 바나디스의 탄생 비화와 엮으며 무난히 소화 시키고 티글이 왕이 될 거라는 복선을 집어넣음으로 이야기가 버그 나지 않게 조화 시키는 작가의 실력이 대단하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히로인들도 저마다 눈치 보며 내 남자를 독차지하기 위해 싸우가나 음해하지 않는 모습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고요.

 

하지만 에렌의 마음은 바나디스 전체(일부 빼고)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에서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티글이 브륀의 왕으로 추대된 시점에서, 자신들은 타국인이라는 점, 영지를 가진 공녀라는 지위에 묶여 그에게 제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두 번째로 선택된 히로인에게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죠. 그녀들로서는 이런 난관을 돌파하고 좋아하는 남자의 품에 안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티글이 브륀의 왕이 되면 모든 게 잘 풀릴까. 하지만 레긴이 욾조린 대사는 복선이 되어 티글로 하여금 브륀과의 작별을 선택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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