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이야기 -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한 시간 높새바람 54
리언 월터 틸리지.수잔 엘 로스 지음, 배경내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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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1월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교외 '껌둥이 촌' 에서 태어난 리언 월터 틸리지. 흑인이 '유색인, 껌둥이' 라 불리던 시절, 흑인이자 소수자였던 리언. 이 책 '리언 이야기'의 화자이다. 옮긴 이 수잔 엘 로스는 딸을 통해 어느 날 리언 할아버지의 연설 이야기를 전해듣고, 세계의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결심한다. 리언 할아버지가 살아 온 이야기를 테이프에 녹음해서 건네주었고, 수잔은 책으로 편집한다.

리언 할아버지가 담담한 어조로 말하는 자전적인 이야기는 자유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오랜 세월 증오와 차별의 장벽에 갇혀 지냈던 흑인들의 고단한 삶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남북전쟁 이후 1876년 짐크로우법이 시행되고, 1964년에 이르기까지 흑인 등 유색인에 대한 차별은 당연시되고 합법적인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차별의 역사가 비단 미국에서만은 아니며, 또한 과거 있었던 단편의 역사로만 끝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현 세대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차별과 혐오가 엄연히 존재하는 까닭이다.

책 '리언 이야기'는 이러한 장벽을 넘어 인간성을 회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또한 순수한 인권이 말살된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메시지를 건네고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리언 할아버지의 부모님은 항상 남을 존경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한다. 그 사람이 누구든 피부색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책을 통해 전달되는 리언 할아버지의 마음은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말처럼 '그때는 다들 그렇게' 살았지만 '이제는 모두 이렇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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