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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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 '슬픈 거인'은 오늘날 어른의 자화상이다. 어른은 누구나 아이였던 시기를 지나쳐 왔다고 생각하고, 더이상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어른과 아이의 경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책무대로 어른의 자리에서 아이를 다독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 어른은 모두 슬픈 거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아이의 역할이었던 시절을 망각하고, 본질에 매몰된 슬픈 거인들에게 친절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여러 어린이 책들을 실례로 어떤 책들을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지에 대한 명료한 방법을 보여준다.

전반부에 서술한 아이와 어른의 관계, 어린이 문학과 전달자이자 조언자인 어른의 역할에 대한 부분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후반부에 서술된 어린이 문학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는 남녀불평등, 이분법적 사건, 애니메이션과 세계명작의 고정된 결론, 다이제스트 책의 불완전성 등에 대한 작가의 세밀한 분석은 더욱 공감이 되었다.

어린이 문학을 선정하고 권하는 어른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욱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 우리는 이미 슬픔을 떨치고 해방의 날개를 펼친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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