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새와떠나는정원일기#일곱째별#책과이음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의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을 시작하던 2020년 봄, 공방 정리 할인 중 얼마 남지않은 작품 중 하나였던. .빨간 줄에 매달린 은으로 만든 굴뚝새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여러 정원을 만나게 된다.굴뚝새의 새 주인은 작가이다.가톨릭의대부속병원에서 외아들의 첫 아이로 태어나서남아선호사상이 만연하던 시절의 딸인데도 불구하고 온가족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굴뚝새의 주인인 나..고모들은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는지 이야기 하신다.그분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이 정도의 자존감도지켜내지 못했을거라고 이야기한다.여러 집필실을 다니며 글을 쓰고 정원을 돌봐주고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동네 어른들을 보살펴주며정원이 있는곳에서 몇달씩 머물며 지낸다.알록달록한 책표지만 보았을때는 그저 예쁜 꽃들로 가득한 정원에서 우아한 생활만 한다는 내용일줄 알았지만 다른이들의 정원을 돌봐주고 가꾸면서자신의 심신을 돌보는 이야기이다.책과 예쁜 꽃들이 있고 커피한잔의 여유로운 생활은책스타그램들의 로망일 수도 있다.하지만 예쁜정원이 되기까지는 잡초정리며 때마다가지치기도 해야하고 할 일들이 많다.푸릇푸릇한 풀향기 맡으며 텃밭과 작은 정원을 가꾸게 될 먼 날들의 꿈을 대신 이뤄본듯한 기분으로작가님의 생활들을 굴뚝새와 함께 엿보는 시간이었습니다.📖난 배롱나무가 꼭 너 같다.누군가 널 대나무 숲에서 꺼내주길 바라는... 어쩌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배롱나무를 그토록 필사적으로 구해주었던 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내 모습을 나무에서 보았기 때문일지도. 그러나 구원은 타인에게서 오지 않는다.나는 구원자에게 잘보여 구출되기를 포기했다. 48p📖죽음은 내 오랜 주제였다. 이미 다섯번의 가족장례를 치렀다.늙음을 거쳐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계신 누군가를 보살필 수있다면 아니 나 자신도 예외없이 그 길을 가야할 것이기에 그 정도 시간과 돈을 투자해 배워두어서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56p📖살아있는 사람과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하는건 품위있게남은 날들을 누리는 경험이다.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와그 죽음을 함께 준비하는 태도, 그것이 대상자와 요양보호사의 궁극적인 모습이다.75p📖언제든 뛰어갈 수 있는 성전 옆에 내 정원이 있으면 좋겠다고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는 절에 와 있었다. 산속 흙집인 둥글레방에서 일주일, 배롱나무가 앞에 있는 대웅전인 보광전 옆 요사채그분방에서 두 달.올해도 무와 배추를 심었고, 옷깃의 도움으로하얀 앞치마를 손바느질로 만들며, 스태들러와 파버카스텔과 함께 푸른 옷소매와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에서 보낸 아름답고고운 시간도 있었다.292p📖밭둑 옆에 흐르는 숲이 내린 물로는 모자라 아랫집까지 내려가지하수를 얻어와 배추와 무를 적셔주었다. 희한한건 쨍쨍한 햇빛과기름진 흙과 부족한 물만으로도 배추와 무가 쑥쑥 자라는 현상이었다.서울에서 태어나 흙이라곤 만져본 적 없는 내게, 고동색 흙에 구멍을내고 연보라 씨앗을 심고 다독이고 물을 주니 연초록 새싹이 나와서초록 무청으로 자라나는 모습은 자연의 신비 그 자체였다...내가 심은 씨앗에서 자란 풀 한 포기 함부로 버릴 수 없는게 농사가주는 겸허함이다. 땅은 그렇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소산을 내어주는데 인간은 그들에게서 받아먹기만 한다. 그러니 먹기라도제대로 해야한다. 먹지 않고 버리는 건 농사짓는 이에겐 땅에 대한실례라고 여긴다. 37~38p#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hae_seongmo@book_conn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