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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s Reading Ground (해커스 리딩 그라운드) Level 1 - 내신 대비 워크북 제공ㅣ독해 실력과 내신 점수를 속성으로 잡는 중학 영어 독해 교재 ㅣ 해커스 리딩 그라운드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8월
평점 :
내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몇 번 있다. 첫 번째 기억은 처음으로 영어책 한권을 혼자서 끝냈던 날이었다. 그 책은 이보영 선생님의 책으로 분홍빛의 문고판 사이즈 영어 학습책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정말 너무 피곤했지만 그 책을 한 장 한 장 채워가면서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의 그 쾌감은 세상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지 못했던 최고의 기분이었다. 두 번째는 장문의 글을 읽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시도할 엄두도 내기 힘들었던 내가 A4 사이즈 책의 한 바닥을 주절주절 낭독하여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책 한권의 낭독을 끝냈을 때였다. 책의 내용은 문화예술 분야였고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도 분명 있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싫어하던 장문의 영문을 막아버렸던 내 마음 속 빗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때는 그냥 하라고 하니 했다. 영어 단어를 외워오라고 해서 외워갔고 방과후에 클럽 활동을 하라고 하니 했다. 펜글씨반을 하기도 했고 영어반에 가입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배드민턴반에도 가입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인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중학교를 갔다. 사립 중학교는 전혀 없었던 곳이었기에 주변 시골에 있는 친구들과 도시에 살던 친구들 모두 섞여 인문계 중학교 세 곳으로 고르게 배정되었다.
중학교 1학년 영어시간 영어책을 받아쥐고 펼쳐본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영어로 숫자도 100까지 그 이상도 말할 수 있고 1월부터 12월을 순서도 틀리지 않게 영어로 말할 수 있었던 나에게 알파벳 외우기 단락은 충격 그 자체였다. 매일 영어 선생님이 내주시는 알파벳 써오기 숙제도 나에게는 그저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그것보다 더 놀랐던 건 내 짝꿍 은미는 마치 처음 보는 것인양 나에게 ABC 노래를 물어보았고 다른 세상에 내가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나에게 엄청난 독이었다는 것을.. 영어 선생님은 나에게 친구들의 시험 답안지를 채점하게 하셨다. 수업 시간마다 앞에 나와 칠판에 아이들을 위해 영어를 글로 쓰게 하셨고 나를 일으켜 세워 영어책의 지문을 읽게 하셨다. 그렇게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나는 영어에서 손을 놓았다.
내가 다시 정신이 번쩍 들어 영어책을 잡았던 때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내가 영어를 놓은 시간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체감하는 아이들과의 격차는 그보다 훨씬 컸다. 나는 내신에서도 모의고사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늘 그정도를 유지하던 나의 영어 점수는 올라갈 줄을 몰랐다.
내가 이런 고해성사같은 말을 끼적이는 이유는 영어 학습에 있어 (물론 어떤 학습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절대 왕도는 없다는 것이다. 꾸준히 조금씩 해나가지 않는 이상 절대 잘할 수 없음을 이제 나는 안다. 분명히 쉽지 않다. 그러니 세상에서 잘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히는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쉽다면 세상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모두다 잘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Hackers Reading Ground (해커스 리딩 그라운드) Level 1」은 중학생을 위한 리딩 교재이다. 해커스의 문제집이야 말하기에 입만 아픈 것이지만 나에게 중학교 영어 학습은 큰 의미를 지닌다. 내가 그냥 흘려보냈던 시간들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도 조금은 들지만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라는 말도 있기에 나는 당시에 나에게 쓸모있었던 시간을 보냈던 거라고 생각해 두려고 한다.
「Hackers Reading Ground (해커스 리딩 그라운드) Level 1」을 찬찬히 뜯어 보니 하루에 할당된 학습량이 딱 적당하다. QR 코드를 통해 원어민 음성을 듣기도 편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비록 중학생을 위한 영어책이라고는 하지만 영어 학습에 중학생용, 어른용이 어떻게 따로 있을 수 있겠는가. 나의 수준에 맞다면 바로 나를 위한 책이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하루에 하나씩 이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해본다면 어린 시절 내가 흘려보냈던 시간들에 대한 뒤늦은 보상이 되지는 않을까 하고. 그때 그 시절은 이미 지났지만 나는 앞으로를 살아가는 사람이고 더 나은 나로 살 수 있는 계기가 될거라고 확실히 믿는다.
※ 해커스에서 출간된 이 좋은 문제집은 중학생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학습하기에 알맞아 보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이 책을 살펴보고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