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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샘과 에릭의 영어 문장 2000 듣고만 따라 말하기
김우중 외 지음, 최승용 외 감수 / 카본 / 2022년 7월
평점 :
영어 학습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지칠 때가 있다. 공부한 내용이 입 밖으로 술술 나오지 않음을 느낄 때만큼 크게 좌절하는 순간이 있을까. 언어 학습의 최종 목적을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다. 결국은 말을 하기 위한거니까. 나만의 문장을 100개씩 만들어보라는 선생님도 계시고 쉐도잉을 추천하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많은 영어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바로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언어는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고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소통' 하기 위함이 아닌가. 혼자서 중얼중얼 거릴 것이라면 애초부터 영어 학습이 필요할리 만무하다. 한국어로 혼잣말을 하나 외국어로 혼잣말을 하나.. 어차피 듣는 사람은 나 뿐이고 내가 엉망으로 말을 하든 아예 말을 하지 않든 나는 나의 생각을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에 굳이 언어라는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 언어는 도구이며 아마 세상에 나 혼자 산다면 그 도구는 절대 필요하지 않을테다.
대학원 시절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 중 교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시 나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몰랐다. 그냥 필요에 의해서 영어를 해야한다면 영어 학습이 목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다 일본에서 온 어떤 학생의 영어를 들으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 학생은 일본식 영어를 사용했는데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느꼈는지 나에게 자신은 매일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이렇게 영어로 말을 하는데 왜 내가 알아 듣지 못하냐고 힐문했다. 나는 순간 조금 당황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일본식 영어든 미국식 영어든 자신있게 말을 하는 그 학생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어떻게든 말을 하고 살아야 하기에 입을 떼고 말 연습을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상대방이 내 말을 알아 듣지 못하더라도 우선은 말을 해봐야 한다. 정말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쉽지 않다. 입을 떼는 것은.
「스샘과 에릭의 영어 문장 2000 듣고만 따라 말하기」는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특허받은 안드로이드 (나는 마침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있다!) EI전용앱 '스마트조교'를 사용할 수 있는 인증코드를 증정해 주는 이 책은 만약 스터디 그룹에서 이 책을 사용하게 된다면 스터디 구성원분들과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책 앞쪽의 접힌 빳빳한 종이의 절취선을 따라 칼로 잘랐다. 두둥 2개의 인증코드가 나왔다. 혹시 하는 생각으로 코드를 두 개를 주신 것 같다. 우선 나는 왼쪽 편에 적혀있는 코드 하나를 다운로드 받은 '스마트조교' 앱에 꾹꾹 눌러 넣었다. 오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이런 어플은 사용법이 복잡하면 아무래도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만 학습자들이 손쉽게 이용하면서 만족도도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일단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어플은 사용법도 간단하지만 인터페이스도 상당히 심플해 보인다. 멋있어 보이게 치장하는.. 그런 것 전혀 없다. 정말 딱 필요한 기능만을 살려놓은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저렇게 눌러보다가 마침내 내가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내가 이 책과 어플에서 원하는 것은 한국어 설명없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을 영어로 계속해서 들을 수 있는 기능이다. 그래야 산책을 하면서나 출근 혹은 퇴근을 하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수 있다. 무의식 중에 흘려듣더라도 언젠가 정말 또 무의식 중에 그 문장이 입 밖으로 툭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어플을 작동시켜 놓고 한참을 듣다가 한국어 문장이 궁금하면 어플을 살짝 보면 된다. 그러니까 듣는 것은 영어로 눈으로는 한글을 보면서 영어 학습을 하게 된다. 생각보다 이 방법도 너무 좋다. 우리는 한국 사람이기에 머릿속 생각까지 영어로 하기는 어렵다. 한글로 보면서 상황을 생각하고 들리는 영문으로 바로 말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문장 자체가 많이 어렵지도 않고 들으면 평소에 쓸 법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혹여라도 영문이 궁금하다면 리스트로 복귀를 하거나 책을 찾아볼 수 있다.
영어는 많이 들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만큼 입으로 많이 뱉어야 실제 상황에서도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아니 많이 들어야 하고 말해야 하고 읽어야 하고 글로도 써봐야 한다. 영어 학습에 끝은 없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높이 사는 부분은 이렇게 끝없이 반복되어야 하는 영어 학습에서 나의 자투리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도와줄거라는 것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산책이 어렵겠지만 산책을 하면서 끝없이 반복되는 영어 문장을 들으면서 언젠가는 내 입에서 그 말들이 바로 바로 나와줄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해야겠다.
※ 스마트한 조교님이 들어가 있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으로 학습하면서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