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대화 - 1분 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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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초년생이었던 나는 잔뜩 얼어붙은 몸으로 상사의 지시를 받곤 했다. 지시를 받으며 내가 했던 말은 뒤로 볼 것 없이 "네, 알겠습니다!" 였다.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뒤돌아서 미궁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당시 나는 최고 윗선의 지시를 받곤 했는데 나의 자리로 돌아와서 머리를 싸매는 경우가 한번씩 있었다. 도대체 뭘 하고는 하신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뭔가 내가 더 질문을 하게 되면 그 분에 대한 불신을 보여줄 수도 있고 나의 미천함을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던 것도 같다. 사실 그러한 대응이 오히려 나의 미천함을 더욱 더 보이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나의 새로운 상사를 모셨다. 나의 상사는 처음부터 나를 믿어주었고 나에게 일처리가 빠르고 정확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그렇게 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게 된 것이다. 그러다 내가 최고 윗선을 뵈고 돌아와서 나의 상사께 보고를 드려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분명 윗선에서 주신 지시를 그대로 전달했음에도 나의 상사를 이해시키지 못했다. 그는 나에게 메모를 한 것이 있으면 그대로 읽어보라고 했다. 아마 내가 메모를 하지 않았음을 미리 눈치채고 지시를 받는 방법을 알려주시려고 했던 모양이다.

얼마 후 나의 상사는 나에게 함께 보고하러 가자는 제안을 하셨다. 그리고는 나에게 메모할 수 있는 노트(절대 메모지 한장 달랑 달랑 들고가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업무 노트)와 볼펜을 가지고 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까지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업무에서 윗선의 지시를 받으러 가면서도 노트 챙기기를 잊어버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셋이 둘러 앉은 자리에서 내 상사는 보고하는 방법에 대한 모델을 보여주듯이 천천히 보고를 하셨고 나에게 그에 대한 윗선의 대답과 반응을 적으라고 하셨다. 허둥지둥 적어대기 시작했던 나는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글씨로 그 내용들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윗선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주셨고 나는 이것 역시 받아 적었다. 나의 상사는 모든 보고를 마치고 나서 나에게 내가 적은 것을 읊으라고 지시하셨다. 어리둥절한 나는 그 내용들을 읽어내려 갔다. 중간 중간 그녀는 내가 메모하지 못한 것을 정확히 짚어가며 메모를 덧붙여주셨다. 그리고 내가 읊은 내용들이 모두 맞는지를 윗선에 확인하도록 하셨다.

나는 직장 생활이 나이에 비례할거라고 생각했다. 내 상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완전히 틀린 것이었다. 나는 대화의 기본적인 룰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업무 지시와 보고는 물론 직장 생활 특히, 상하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대화' 라고 인식하기가 어렵다. 어려운 자리에 서있다 보니 그저 "네, 알겠습니다!"를 외쳐대는 것이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말이다. 또 아랫 사람이 당연히 내 말을 알아듣겠지 하며 대충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둘 중 어떠한 경우도 옳은 대화를 유도하지 못한다.

대화를 할 때 가장 기본은 경청이라고 배웠다. 잘 들어야만 잘 대답할 수 있다. 잘 들어야만 그 내용을 잘 받아 적을 수 있다. 영어 듣기를 생각해 보면 좀 더 쉽다. 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 것과 구별하여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둘의 차이를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대화를 하는 데 있어서 적용하기는 참 힘들다.

「어긋난 대화 1분 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대화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가게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흩트리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게 한다. 어긋나기 쉬운 포인트를 잡아 주고 산으로 가는 대화를 다시 돌려놓도록 한다. 매 기술마다 삽화와 함께 아주 어려운 방법이 아닌 쉬운 방법으로 알려준다. 바쁜 직장인이라면 모든 글을 읽지 못하더라도 저자가 그려놓은 삽화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몇일 전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필사하다가 이런 내용을 보았다. 상대의 말을 들을 때는 상대의 말만 적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도 함께 메모해두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정말 좋은 팁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blog.naver.com/kijeongkim0202/223465365262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씩 실수를 줄여나간다면 올바른 대화로 큰 이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 어긋난 대화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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