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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돈의 속성 - 레벨 2단계
서진 엮음, 돈의 속성 원저, 강인성 일러스트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4월
평점 :
화폐 박믈관에 가는 것을 참 좋아했다. 저렴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조그만 카페가 내부에 있는 것도 좋았지만 :) 전세계의 화폐를 바로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곳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전세계의 다양한 화폐 단위, 지폐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와 지폐의 크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세계인들은 화폐에 어떤 것을 그려넣는지 등 흥미진진한 놀이터와도 같은 곳이었다. 돈이라는 것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게나 열심히 들여다보았지만 내 손에 화폐를 바로 쥐어주는 곳은 아니기에 실제 내가 살면서 배운 돈에 대한 지식은 아무래도 직접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용돈을 잘 모으는 아이였다. 쌍둥이 언니는 용돈을 받으면 모아서 연예인 브로마이드를 샀다. 나는 그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브로마이드를 보며 흐뭇해 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니 아 저런 기분으로 저런 것도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돈은 언니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선물해 준 것이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나는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허투루 쓰지 못했다.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조금씩 조금씩 모아두었다가 방학이 되면 엄마께 드리고 다시 학기가 시작되면 용돈을 받아서 써야할 곳에 썼던 기억이 난다. 사실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사고 싶은 것도 참았던 그 시절을 생각해 보면 사춘기나 성장기는 아니었지만 조금은 심심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절 돈의 중요성을 모르고 흥청망청 쓰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면 지금쯤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돈은 사람이 만들지만 또 동시에 돈이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청소년을 위한 돈의 속성」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청소년기는 이미 한참 지난 나이지만 이 책은 나의 경제적인 습관을 뒤돌아보게 만든다. 돈이 왜 생겨났는지부터 어떻게 이용이 되었는지도 알려주고 돈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과 돈을 불리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나에게는 화폐박물관을 책으로 옮겨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다만 화폐박물관에서는 모든 것이 모형이나 사진이라면 책은 아무래도 책이라는 특성이 그러하듯 활자가 많다. 일 삼아 박물관에 가기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는 책으로나마 '돈'에 대한 개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책은 어려운 단어들도 아주 쉽게 설명해 준다. 복리가 무엇인지 채권이 무엇인지 경제에 대한 지식이 얕은 어른이 보기에도 이해가 잘 되는 책이다. 나 역시 경제는 어려워했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하나 하나 설명해 주는 것 같은 형식은 책을 읽는 데 부담이 없게 한다. 어려운 용어를 어렵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쉬운 용어로 아주 쉽게 설명해 주며 저자의 이야기를 덧붙여준다.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참 이해하기 쉽다.
책 속 내용 중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미국의 사업가가 근사한 저녁 식사를 끝내놓고 현금이 없어서 난감해 했던 경험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신용카드가 바로 1950년에 만들어진 다이너스 클럽 카드라고 한다. 그때는 카드의 재료가 종이였다고 하니 지금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신용카드와는 정말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내가 첫 번째 직장을 갖고 처음 월급을 받았을 때 했던 것이 있다. 먼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투자(?)를 해보았다. 예금, 적금, 펀드 등 주식만 빼고 다 해보았다. 그렇게 나는 당시 투자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큰 몫돈이 필요한 적이 있어서 내가 가진 모든 예·적금, 펀드를 해지하게 되었고 그때 꽤 많은 손해를 입기도 했다. 그런데 참 재미난 것은 당시 내가 기억하지 못해 그대로 묵혀둔 펀드가 있었다는 것! 세월은 그렇게 흘렀고 나는 당시 내가 넣었던 돈의 10배 이상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 세상은 그렇게 공평할 수도 있다.
무언가 섣불리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누군가의 조언을 받고 시작하면 크게 어려운 일은 없다. 그래서 경험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고 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조언에 귀기울이고 많은 경험을 쌓아가며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돈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