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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모멘트 - 우주 감각을 깨우는 천문학 공부
일본과학정보 지음, 류두진 옮김, 와타나베 준이치 외 감수 / 로북 / 2023년 10월
평점 :
고등학교 시절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와 별까지의 거리(광년)를 계산하는 지구과학 시간이 참 좋았다. 상상할 수없이 넓은 저 광활한 우주에서 오는 저 별빛들은 도대체 얼마나 긴 여행을 해온걸까. 어쩌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빛을 내뿜은 별이 이제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다시는 볼 수 없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며 나는 우주과학도가 되는 것을 꿈꾸었다.
지구과학 시간 선생님께서는 태양계를 축소해서 그림으로 그려오라고 하셨다. 나는 그날 집에 가자마자 문방구에 들러 크고 하얀 종이를 몇 장 샀다. 자를 이리 대고 저리 대가며 행성 간의 거리를 가늠해 보고 행성의 절대적인 크기도 열심히 고민했다. 하얀 도화지 안에 태양을 왼쪽에 가장 먼저 그려넣고 당시 우리 태양계 안에 속해 있었던 명왕성을 가장 오른쪽에 배치하였다. 나는 거의 밤을 새며 태양계를 나만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완성된 태양계를 보고나니 너무 뿌듯했다. 다음 날 내가 가져간 태양계 그림은 말 그대로 히트를 쳤다. 지구과학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나의 그림을 수업용으로 써도 되겠냐고 정중히 물어보셨다. 나는 안 된다고 답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날부터 선생님은 나의 그림을 가지고 이 반 저 반 다니시며 수업에 활용하셨다. 어떤 학생이든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 수업을 좋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날부터 지구과학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광년 계산을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었고 밤이 되면 집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 보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언젠가 내 눈으로 직접 보았던 별똥별 세 개를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나의 꿈은 점점 현실화 되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마음만 있고 내가 즐길 수만 있다면 그게 '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달랐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별을 보는 학과에 가면 나중에 별 볼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셨다. 지금이야 누리호도 성공하고 우주과학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며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이 일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우주의 그 모든 일들은 미국의 NASA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던 것이다. 뭐 그렇게 나의 첫번째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의 꿈은 점점 잊혀져갔지만 작년 나의 꿈을 리마인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직장 동료분과 함께 시골의 어느 마을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그날 밤 내가 본 하늘은 어린 시절 내가 봤던 그것과 아주 유사했다. 별로 만들어진 길도 보였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별들의 무리도 보았다. 정말 너무 너무 아름다웠다. 나는 한참을 추운 줄도 모르고 하늘을 봤다. 지대가 높은 산 속이라 그런지 온 세상이 모두 별이었다. 마치 내가 우주 한 복판에 서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우주 모멘트」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건 그런 이유도 있다. 뭔가 사진 자료들이 많이 있다면 내 마음 속에 그대로 각인시키고 싶었다. 아쉽게도 사진 자료가 아주 많은 책은 아니다. 하지만 우주에 대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분명 안성맞춤인 책이다.
이 책은 우주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과 만난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어떤 모습일까? 외계인이 정말 존재할까? 우주에 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나가는 이 책은 우주 여행을 꿈꾸고 있거나 (어린 시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주 과학도가 되고 싶은 사람이 읽어보아야 한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일본과학정보 채널(을 운영하는 유명 유튜버이다. 일본어 일자 무식인 나 이지만 영상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우주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부터 차근차근 그것에 대해 설명해 나간다. 또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아마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속해있는 태양계에 대한 상세한 기원, 명왕성이 왜 우리 태양계에서 퇴출되어야만 했는지 등 일반적인 상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춰보기에도 아주 좋은 책이다.
※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의문을 조금씩 풀어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