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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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금은 발길을 끊기는 했지만 (사실 가고 싶어도 갈만한 여유가 되지도 않지만 :) 나는 국립민속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어떤 종류의 박물관도 나에게 아주 흥미롭고 박물관을 다녀올 때마다 나는 하나 이상의 지식을 얻는다. 내가 국립민속박물관을 좋아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곳에서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을 전통문화라는 틀에 맞춰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시실의 가장 첫번째 전시물은 전통 가옥 내 침실이다. 그 후 아기가 태어날 때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했는지 산모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또 태어난 아기의 무병장수를 빌며 어떤 기도를 드렸는지 등등 아주 상세하게 보여준다. 전시을 쭉 보다보면 그 옛날 임금님이 드셨던 수라상과 각 지방별 제사상, 특색있는 지방의 다양한 김치들이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것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배고픔이 물 밀듯이 밀려와 식사를 하러가곤 했다. 근처에 늘 가던 유명한 국수집이 아직도 있을지 모르겠다.

 

「조선의 밥상」을 보면서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국립민속박물관에 그렇게 자주 찾아가서 열심히 전시물을 보았음에도 내가 모르는 부분들에 대한 지식의 목마름이 있었다. 한 상 잘 차려진 음식의 모형과 그 음식의 이름, 특색 외에 뭔가 더 알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에 누가 조선시대 밥상 차림을 배워서 그 상을 그대로 차려내겠다고 마음먹을 사람은 요리 연구가분들이나 역사 연구가들 외에는 거의 없겠지만 말이다. 오죽하면 "You are what you eat." 이라는 영어 문장이 있을까. "당신은 당신이 먹은거에요." 혹은 "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입니다/당신을 만듭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는 우리들의 조상 없이 이 세상에 오지 않았고 그분들을 만든 것은 즉 그분들이 드셨던 음식이라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소화가 끝나는 그 과정동안 음식의 영양분들은 우리 몸에 흡수되어 우리를 만들어내고 유지시킨다.

 

머리말이 시작되기 전 목차를 보면 이 책은 제 1부와 제 2부로 나누어진다. 제 1부에서는 '음식문화'를 다루고 제 2부에서는 '찬품 각론'을 소개한다.

 

음식문화(제 1부)는 다시 음식문화가 성립된 배경, 음식을 만든 사람들은 어떤 계층(신분)이 있었는지, 신분의 차이가 밥상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혼례음식과 제사음식, 외식문화는 어떠했는지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나의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이 책은 한반도의 농경복합문화의 형성 과정부터 보여준다. 이는 구석기시대의 조엽수림문화부터 다루어진다는 얘기다. 나는 외식문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궁중음식이 요릿집 음식으로 전락한 슬픈 이야기도 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구수함도 묻어난다.

 

찬품 각론(제 2부)은 본격적으로 음식의 종류가 나온다. 주식으로 사용되었던 음식들, 탕류, 찜류, 구이류 등 보는 것만으로 입맛 당기는 것들이 많다. 명나라 황제에게 바쳤던 식품 선물 목록이라던가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음식 문화가 서술되어 있는 부분은 책을 보면서 과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약소국의 비애이리라.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는 하지만 좋은 역사가 되풀이 되도록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또 다시 약소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직시해야 함을 이 책을 보면서도 느낀다.

 

음식 문화의 발달은 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한 나라의 국교 역시 음식 문화를 상당한 수준으로 이전과 다르게 바꿔 놓는다. 종교 선택의 자유가 있는 우리이기에 음식 문화에 종교가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먹는 음식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타국의 영향을 받더라도 좋은 영향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전통 음식 문화에 좀더 관심을 갖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음식 문화를 외국 친구들에게도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책에서 알려주시는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 점점 배가 고파지도록 만드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열심히 본다고 해서 쫑쫑의 음식 솜씨가 좋아질 수는 없겠지만 :)

지식은 충만해짐을 느낍니다.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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