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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오사카 This Is Osaka -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2023~2024년 최신판 ㅣ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호밀씨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해외여행 경험이 1도 없었던 나는 학회 발표를 위해 2003년 유럽으로 떠나야 했다. 당시 한국에서 몇 명의 동행이 있긴 했지만 부모님은 딸이 못내 걱정되셨는지 언니까지 포함하여 네 명이서 일본으로의 여행을 감행하셨다. 엄마는 일본어를 전공하셨기에 일본에서의 여행은 아주 편안했다. 사실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내가 그곳에서 의사소통을 하려면 영어를 써야했다. 5일정도의 여정동안 영어로 내가 했던 말은 단 하나였는데 고작 "화장실이 근처에 어디 있어요?" 였다.
비행기며 호텔 예약, 디즈니랜드에서 표를 사고 지하철 표를 사는 사소한 것까지 모두 엄마가 다 해결해주셨다. 돌이켜 보면 참 편한 여행이었다. 일행 중 누군가 그쪽 언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것만큼 여행을 편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이드를 대동하여 여행가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실제 혼자 떠난 해외여행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그런 편안한 여행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한번도 그때만큼 편한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다. 모든 것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복불복인 호텔 예약부터 다녀온 뒤 '아, 조금 더 잘 알아볼걸.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뭐 다음에는 더 잘 가보지 뭐.' 했던 날들이 한두 번은 아니었다. 누구든 해외여행을 계획한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나를 위한 제대로 된 가이드가 있다면 정말 좋겠다!'
업무상으로든 여행으로든 코로나 이전까지 매해 해외를 나갔던 나에게 여행동안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제대로 된 현지의 '지도'였다. 물론 구글맵이 꽤 잘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인터넷 환경이라는 것이 세상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만큼인 곳이 없었다. 내가 가장 곤란했던 때는 독일 베를린에서 약속장소를 찾아가는 일이었는데 휴대전화 배터리는 점점 닳아가고 구글맵이 얄밉게도 계속 같은 곳으로 잘못되게 길을 가르쳐주는 바람에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결국 어떻게 어떻게 만나기는 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려서 아무 장소에서 저녁을 먹어야 했고 자주 볼 수 없는 음악회 구경도 가지 못했다. 그 후로 나는 여행을 갈 때 간략한 지도라도 꼭 가지고 길을 나선다.
경유지로 일본을 거친 적이 몇 번 있긴 했으나 내가 일본에서 머물 기회는 지금껏 두 번밖에 없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꽤 실감이 된다. 부모님과 다녀온 2002년에 한 번, 회의 참석차 도쿄에 다녀온 것이 일본 여행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 2019년 여름이었는데 꽉꽉 짜여진 회의 일정으로 많은 곳을 여행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동안 휴가철이 다가올 때마다 가족과 함께 떠날 곳을 물색해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코로나로 한참동안 발이 묶여 있었던 터라 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내가 만난 여행책자 「디스 이즈 오사카」. 2002년 부모님과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때 나의 느낌은 일본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였다. 나도 영어가 서툴렀겠지만 도통 대화가 되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한 그 화장실 어디있나요? 에 대한 답도 내가 바디 랭귀지로 얻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2019년 일본은 이 전과 달랐다.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영어를 잘 구사했고 영어로 문제없이 대화가 통했다.
엄마는 일본어로, 나는 영어로 각자 더 자신있는 언어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마음 속으로 외친다. '아, 여기다!'
오사카와 교토는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일단 「디스 이즈 오사카」책을 펼쳤다. 여행에 필수인 (아니, 내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지도가 책장을 펴자마자 보인다. 조그만 책자 형태로 본 책에 붙어있어서 본책을 미리 쭉 훑어본 후에 가고싶은 장소를 이 미니 지도 책자에 표시해서 다니면 여행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 일일이 지도를 인터넷에서 찾아 복사할 수고를 덜어준다.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지도는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동안 내가 봐 왔던 여행소개 책자와 비교하여 지도가 상당히 꼼꼼하다.
또 일본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들을 위해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어, 영어와 함께 일본어로 표기가 되어있다. 이 부분 역시 아주 중요하다. 한국어로 소개된 여행책자는 한국에서 읽을 때만 도움이 된다. 현지에서는 글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지하철은 우리의 것과 좀 달라서 연결이 부드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은 이 지역의 교통수단을 총 망라하는데 각각 교통수단의 사진과 함께 요금, 소요시간까지 아주 친절하게 소개한다. 일본어를 할 수 없어서 맛있는 음식점에 가고도 음식을 시켜먹지 못할 (나와 같은) 일본어 무식자를 위해 음식을 시켜먹는 방법도 차례차례 시뮬레이션해준다.
일본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책으로 보고 있노라니 벌써 내 마음은 오사카로 떠나있다. 이제 「디스 이즈 오사카」에 실린 자세한 지도를 들고 멋진 설명과 함께 일본을 여행할 일만 남았다.
※ 독특한 일본 문화를 정감있게 설명해 주는! 또 지도가 아주 멋진!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