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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이면 어때 -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다
이경용 지음 / 담다 / 2023년 5월
평점 :
평생 직장? 그런 게 있었나?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생각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사실 나는 그 전에도 평생 직장이라는 것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50세만 넘어도 직장에서 잘리지나 않을까 눈치를 봐야한다는 요즘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10년간의 직장생활을 종료하게 된 마흔을 앞둔 저자. 그리고 그의 처와 아이 넷. (퇴사 후 제주로 이사할 당시에는 아이가 셋이었다고 한다.) 분명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이 양쪽 어깨에 놓여있을텐데 직장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저자의 용기가 대단하다. 아니, 그 무엇보다 남편을 믿어 주고 새로운 생활을 바로 곁에서 응원해주는 아내분이 정말 멋지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테지만 남편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걸 보면 남편에 대한 사랑이 아주 극진하신 것 같다.
설거지부터 시작해 타일 조공, 귤 수확 등 안 해 본 일용직이 없다는 저자는 책을 읽다 보니 1년 정도 책방을 운영하는 사장님이시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무너질 때즘 함께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그는 오늘도 여전히 일용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트 1 : 평소 익숙한 것들과 결별을 한 이야기
파트 2 : 일용직에 도전하게 된 이야기
파트 3 : 영천에서 살아가게 된 이야기
파트 4 : 일용직을 하게 되면서 그 덕분에 얻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
똑같은 삶 속에서 변하는 것이라곤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 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즈음 저자는 아내와 함께 결심한다. 오랫동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었던 회사 일을 정리하고 거의 비어 있다시피한 사무실을 떠날 때 저자의 심경은 말하지 않아도 아주 복잡했을 것 같다. 걱정과 불안.. 막막한 앞날. 나 였다면 과연 잘한 일일까 하루에도 열 두번씩 고민했을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니 하긴 나도 그런 고민은 크게 하지 않는 사람이긴 하다. :) 1년간의 자유를 제주에서 누리기도 결정하면서 진정한 여행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단다. 어딜 가도 북적이는 유명 여행지를 가면 정말 놀러 온건지 시달리러 온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만끽함도 잠시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저자. 대학 시절 첫 아르바이트 였던 설거지를 시작으로 일용직에 뛰어든다. 다행히 첫번째 만난 식당 사장님은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좋은 분이었나보다.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저자 역시 평범한 분인 것 같다. 하늘 아래 그렇게 다른 사람이 있을까. 우리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저자는 인력 사무소에 드나들게 되면서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타일 조공을 하면서 체력이 한계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고 귤 수확을 하면서 맛을 하나 하나 보여줄 수는 없기에 외모만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예쁜 귤들을 보면서 자아 성찰을 하기도 한다. 철거 작업을 하며 폐기물에 대한 실태도 알게 되고 미세먼지와 각종 분진에 시달리며 공기의 소중함도 안다.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매일 새벽 5시 기상과 함께 뛰기 시작해 지금은 마라톤 경기에도 나가고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책을 읽는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하기도 한단다. 저자의 소원은 언젠가 책을 함께 읽고 사람들과 걸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집이 아님에도 함께 집을 지어주면서 그가 가진 생각이 참 바르다는 생각을 했다. 벽돌을 하나 하나 쌓으며 멋진 집으로 완성되겠지 꿈에 부푼 채 열심히 도와주는 저자에게 사람들과 책을 읽고 걷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단지 꿈에만 그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어떤 일이라도 처음은 있다.
지금 우리가 익숙하고 잘하는 일도 처음에는 별 볼일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늘 간과하며 산다. 세상에 평생 직장이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어쩌면 저자는 우리가 가보지 않았지만 곧 가게 될 길을 단지 조금 일찍 걷기 시작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의 꿈을 응원한다.
※ 아무리 평범해 보여도 누구에게나 걱정거리는 있습니다.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건 아니겠지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