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고홍렬 지음 / 가넷북스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라는 책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저자는 아주 오랫동안 글을 써온 베테랑 작가이다. 일기 쓰기를 시작으로 그저 키보드 치는 딸깍 소리가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묶어 마치 한 권의 책처럼 셀프 발간을 해왔단다. 그렇게 이어진 오랜 글쓰기는 평범한 초등학교 선생님을 작가로 변신시켰다.

나도 매일 일기를 쓴다.


2010년 전까지는 문구점에서 예쁜 일기장을 사와서 손으로 직접 일기를 썼고 2010년 어느 날을 기점으로 인터넷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가 없고 한 줄이라도 써놓지 않으면 내가 기억하고 싶은 그 날을 기억할 수 없음이 나를 또 일기쓰게 했다. 기억력이 나쁜 편이 아닌데도 뚜렷했던 그 기억들은 점점 흐려져서 시간과 함께 사라진다.


저자의 말대로 일기를 쓰면 좋은 점이 정말 많다. 내 기억을 그 날 안에 잘 묶어두는 역할도 하지만 복잡했던 나의 심경을 일기장에 고백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한다. 속상했던 일을 잔뜩 털어놓고 나면 일기장은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런 날도 있다고. 하루도 똑같은 날씨가 없듯이 내 마음도 늘 기분 좋을 수는 없다고. 또 어떤 날은 글이 너무 잘 써진다. 마치 내가 소설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단어 하나도 버겁게 끼적이는 날도 있다.


보통 글쓰기 책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방법 A부터 Z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 아주 작은 한 걸음이라도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대신 여러 각도에서 왜 우리가 글을 써야하는지 생각하도록 만든다.


제1장에서 저자는 글을 써야하는 이유를 말해주는데 우리가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한함을 알게 한다. 글쓰기는 우리의 지력을 향상시키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심리상담사가 되어주기도 한다. 만약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회사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생존해야 하기에 글쓰기로 퍼스널 브랜딩이 가능하다. 얼마 전 내가 읽은 다른 책에서는 글쓰기와 책쓰기를 확실히 구분하고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는 글쓰기를 책쓰기와 특별히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글쓰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책도 쓸 수 있게 될 것 같다. (쫑쫑은 중립 :)


제2장은 글을 쓰는 자세를 다룬다. 어린 아기가 첫 걸음을 떼자마자 곧장 뛰어다닐 수 없듯이 아주 소소한 글부터 써보자. 나는 서평단에 참여하면서부터 책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 달라졌다. 서평을 쓰기 전 나의 독서는 그 순간만의 독서였다. 여운이 길게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통은 다음 책을 읽으면서 이 전 책을 읽고 내가 가진 여운의 마지막 조각은 온데간데 없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책을 읽는 중에도 까먹기 일쑤였으며 분명 책을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약조차 힘들었다. 이런 이유들이 나를 서평단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서평을 쓰면서 나는 책에서 나온 좋은 문장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메모를 시작했고 마감 시간을 지키기 위해 내 평생 가장 빠른 속도로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기도 한다.


많은 책을 읽으면서 서로간의 유사점을 발견하는 것도 나에겐 즐거운 취미거리가 되었다. 알게 모르게 나는 지금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와 이전에 내가 읽었던 비슷한 종류의 책을 비교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많은 부분이 다른 작가들의 명문장을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읽어본 책의 문장이 이 책에 실려있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역시 사람의 눈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민 교수님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서민 교수님이 자신의 심각한 컴플렉스를 글쓰기로 극복했다는 것이 나의 눈에 띄었다. 미팅만 나가면 퇴짜를 맞던 서 교수님이 편지를 써서 데이트 신청을 하면 승낙을 받았다는 얘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생각해 보니 나도 살면서 대필을 해 준 적이 몇 번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가 직장에 입사지원서를 써야하는데 내 글씨로 써주면 좋겠다고 해서 써준 적도 있었다. 나는 살면서 내 글씨 덕을 참 많이 봤다. ^^


글쓰기는 연습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글쓰기에 도전하라고 한다. 가장 처음 언급했던 일기 쓰기 외에도 독서를 하며 메모하기, 사설이나 인터넷 서점 활용하기 등 조금만 노력한다면 글쓰기를 연습할 자료는 차고 넘친다. 베껴 쓰기로 문장력 단련하기도 참 좋은 글쓰기 연습법이다. 나는 영어 공부를 위해 책 두 권을 필사했다. 두 권 모두 인생을 살아가는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글들이었는데 하루 하루 필사를 하며 마음이 가다듬어지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혹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독자라면 이보영 선생님의 「하루 10분 행복을 쓰는 시간 영어힐링노트」「하루 10분 영어필사 인생의 한 줄」을 추천하고 싶다.


https://blog.naver.com/kijeongkim0202/223011928366

https://blog.naver.com/kijeongkim0202/223051906636


나는 글을 쓰고 나서 바인더로 묶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아주 기발한 생각인 것 같다. 단편으로 써놓은 조각조각의 글들이 유사한 카테고리로 모인다면 바인더로도 한 번 묶어보자!


글쓰기는 습관화가 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사실 어떤 일이든 다 똑같다. :) !!!


※ 책을 쓰고 싶게 만드는 또 하나의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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