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내가 읽은 중 가장 두꺼운 소설 책인 「우리 슬픔의 거울」은 1950년대 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이다. 그는 작가로서는 꽤 늦은 나이에 이름을 날리게 되는데 과히 추리 소설계의 장인이라고 할만한 인물이다. 나는 어렸을 적 추리 소설을 아주 좋아해서 코넌 도일의 셜록홈즈, 괴도 루팡,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끼고 살았다. 이제 피에르 르메트르를 알게 되었으니 이 분의 추리 소설도 꼭 읽어봐야겠다.


「우리 슬픔의 거울」을 한국 독자들은 2023년 4월에야 만날 수 있었지만 사실 이 책의 원작은 2020년에 쓰여졌고 발간과 동시에 그의 다른 책 「큰 세상」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나이를 계산해 보니 꽤 연세가 있으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열혈작가이다. 이 책은 총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로 앞서 소개된 책은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이다. 이 책들도 나중에 내가 읽어 봐야할 책들에 속한다. (쫑쫑 아주 바쁠 것 같다. :) 다행인 것은 전작 2권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세번째 작품 「우리 슬픔의 거울」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악마 같은 플롯. 도대체 어떤.. 얼마나 악마같은 내용일까 나는 재빨리 책장을 열었다.


이 책은 총 세 파트로 구성되는데 파트 제목이 날짜로 적혀있다.


1940년 4월 6일 / 1940년 6월 6일 / 1940년 6월 13일

(총 2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꼬여있는 실타래 같은 많은 이야기들이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앞두고 이상한 제안을 받는 교사 루이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녀는 약혼자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갖기를 갈망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약혼자에게 입양에 대한 마음을 내비치고 얼마 후 이별하게 된다. 그 후로 조금은 방탕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단골 손님이었던 의사에게서 옷을 벗어 달라는 희한한 말을 듣는다. 단순히 옷만 벗어주는 것으로 그는 그녀에게 엄청난 금액의 사례금을 약속한다. 자그마치 10,000 프랑! 손해볼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호텔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의사. 옷을 하나씩 벗어나가는 루이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몸을 응시하던 의사는 별안간 가지고 있던 총을 꺼내고 본인을 향해 쏜다. 순간 피범벅이된 의사와 호텔방을 뒤로 하고 미친 여자처럼 뛰쳐나와 거리를 배회하던 루이즈. 이야기는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한다.


약 620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두께를 보아서 알겠지만 루이즈의 기괴한 이야기만 담고 있지는 않다. 마지노선에서 군에 복무 중인 가브리엘과 라울의 이야기와 엄청난 비밀을 갖게 된 헌병 출신 페르낭의 이야기가 서로 교체되며 등장한다. 가브리엘과 라울은 독일군의 공격으로 전선이 무너지며 탈영병 신세로 전락한다. 페르낭은 피난을 제안하는 아내를 뿌리치고 혼자 파리에 남게 되는데 비밀이 담긴 가방을 발견하게 되면서 또 하나의 웃지 못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사실 책의 내용만 보면 작가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할 만큼 이 책은 디테일이 아주 훌륭하다. 특히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피난을 가는 모습에서 보여주는 그만의 묘사는 전쟁이라는 단어에 익숙치 못한 우리 독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이들은 각각 이유없이 엉망이 되어버린 본인들의 삶을 바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황당무개하기도, 우습기도 한 상황들과 전쟁이라는 어두운 면을 절묘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그의 두뇌가 얼마나 명석한지 알려주는 방증이다.


얼마전 독일에서 유학을 하셨던 지인분께서 히틀러가 쓴 책 "나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스트리아인으로써 민족주의를 주창한 히틀러는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많은 유태인을 학살했던 살인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의 지인은 히틀러를 독일 역사의 오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의 화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내가 읽은 어떤 책에서도 비즈니스를 할 때 히틀러의 책을 읽으면 어떻게 사람을 매료시킬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쫑쫑이 서평을 쓰며 스포일러가 될 수는 없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


※ 전쟁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고 작가의 창의성에 감탄하게 만드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