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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브랜딩의 비밀 - 퍼스널 브랜딩 시대, 나만의 브랜드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콘셉트와 스타일
장지민(레이첼) 지음 / 라온북 / 2023년 3월
평점 :
우리 중 대다수는 아이돌 그룹이 매체에 등장하면 그 그룹 내에서 누가 보컬을 담당하는지 누가 비주얼 담당인지 곧바로 가려낸다. 내가 그들을 구분하는 기준은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들려주면 보컬, 화면의 중앙에 많이 비춰지면 비주얼 담당이다.
그렇다면 비주얼은 정확히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비주얼'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사람의 얼굴이나 머리 모양, 차림새 등의 외모. 또는 그러한 것들이 주는 인상을 의미한다. 그래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가? 사전에서 이 용어를 활용한 예문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그 배우는 연기력은 떨어지지만 워낙 비주얼이 훌륭해 여성 팬이 많다." 이 말인 즉, 화려한 비주얼로 부족한 연기력을 채운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이돌은 많은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아직까지도 장래희망을 적는 란에 본인의 미래의 꿈을 '아이돌'로 쓰는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그렇게나 많다고 한다. 아마 아이들에게 비춰지는 그들의 비주얼이 보통 사람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멋진 아우라가 있어서일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과연 '비주얼'은 아이돌에게만 중요한 것일까. 사실 요즘은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같은 일반인들도 많다. 비단 겉모습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 자체로 연예인을 능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유투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사용해서 그들의 높은 가치를 입증한다. 바야흐로 비주얼로 승부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다음은 브랜딩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브랜드는 아주 옛날 가축의 주인이 본인의 가축을 본인의 것으로 남에게 확인시키기 위해 찍은 낙인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실제로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주요 해석 아래에 그 의미가 적혀있다. 현 사회로 넘어오면서 그 의미가 확장되어 회사를 대변하는 기호나 문자, 도형 등의 일관된 상징이 브랜드가 되었고 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다.
「비주얼 브랜딩의 비밀」이라는 책을 처음 받아쥐고 앞 표지를 보았을 때 왠지 '블랙핑크'가 떠올랐다! 아마 책의 표지가 블랙과 핑크가 조화롭게 어울려있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테다. 나는 평소 이 색깔의 조합을 좋아하는 편인데 저자분이 실제로 블랙핑크의 비주얼 디렉터였다니 뭔가 블랙핑크를 만난 것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거기에다 저자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체리블러섬, 팬톤 상품을 디자인한 분이셨다. 그렇다면 난 이 분의 작품을 집에 몇 개씩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린 초면이 아닌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비주얼 디렉팅 경험으로부터 꽤 생산적인 비주얼 브랜딩 방법을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비주얼 브랜딩의 시작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아는 것이다(p. 36). 나다움을 잃어버린 브랜딩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멋진 비주얼을 가진 누군가를 따라하세요'가 아닌 나만의 비주얼 브랜딩이라니.
나는 문득 '그런데 말이야. 나는 누구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나의 직업으로 나를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나는 분명 다른 자아도 가지고 있으니까. 업무 외에도 나는 나의 여가시간을 외국어 공부에 소비하거나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듣거나 보니까.
나다움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 위에서 저자는 꽤 도움이 되는 자아성찰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p. 83). 표로 만들어진 이 체크리스트에는 아주 다양한 단어들이 적혀있는데 이 리스트를 활용하여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꽤 흥미로워보인다. 나의 생각만 담기면 아주 주관적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으므로 저자는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한 리스트를 넘겨 나에 대한 이미지를 체크하게 한 후 그 둘을 비교할 것을 권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내'가 교집합을 이루면 '진정한 나'는 어떤 사람인지 확연히 보일 것이다(p. 80).
선호하는 색이 아닌 잘 어울리는 색을 통해서도 나의 비주얼을 결정할 수 있다. 나는 옷을 사러가면 보통 보라색 계열을 집는 편인데 언제부턴가 내 피부톤에 노란 기운이 돈다는 것을 깨달았을 무렵 그 옷가게 사장님은 나에게 자꾸 갈색, 베이지, 카키색을 권하셨다. 내가 무슨 색을 집어도 전직 디자이너셨던 사장님은 나의 손에서 옷을 뺏아들고 앞서 말한 세 가지 색이 속한 계열의 옷을 내 손에 들려주신다. 나는 쿨톤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건만 웜톤이었나보다. 아니면 피부의 톤이 점점 바뀌어가고 있는지도. :)
나는 영어공부를 위해 유투브, 인스타그램같은 매체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유튜브는 요즘 내 영어공부의 한 축을 담당한다. 나의 최애 유튜브 영어강사는 '빨간모자쌤'인데 이 분은 실제로 빨간 모자를 쓰고 나와서 친절하게 영어를 알려주신다. 대화로 롤플레이를 해야할 때는 본인이 검은 모자를 쓰고 1인 2역을 하시기도 하는데 그의 기본 소품은 '빨간 모자'이다. 선생님이 빨간 모자가 아닌 노랑, 파랑, 초록, 보라 등등 다양한 색깔의 모자를 쓰고 나오셨다면 현재의 인기를 누리실 수 있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이미 대중이 알만한 영잘러들 사이에서는 '빨모쌤(빨간모자쌤)'으로 통하니까. 그만큼 색을 활용한 비주얼의 힘은 강력한 것이다.
저자는 국내 유명 가수들의 비주얼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나는는 비주얼 디렉터의 역할과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고 이러한 그녀의 노하우를 나의 삶에도 잘 적용해 보고 싶다.
이 책의 마지막 장(5장)에서는 '호감이 가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줄 세 가지 방법이 공개된다.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것인데 전신거울을 자주 확인할 것, 웃으려고 노력해서 좋은 인상을 만들기와 제0의 인상을 관리하기이다. 제0의 인상이라니.. 와 어휘 콜렉터인 나에게 산뜻한 어휘가 나타났다. 대면하기 전 인상을 저자는 그렇게 부르고 있었는데 디지털 시대에서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온라인에 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고 있는 우리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자기관리 분야가 아닐까 싶다.
오늘도 이 책의 서평을 마무리하며 저자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자세한 서평은 저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kijeongkim0202/223070697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