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목차를 소개하기에 앞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저자의 길지 않은 메시지가 아주 큰 감동을 준다.
어린 시절의 공부는 더 나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혹은 더 나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더 나은 직급으로 승진하기 위해, 직장에서 잘려나가지 않기 위해였다면 중년이 된 사람의 공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의 공부여야 한다는 말은 책을 읽기도 전부터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나는 지금까지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걸까? 굳이 '순자'가 그토록 가르치려 했던 사상이 아니더라도 이 메시지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자의 이름은 '황' 혹은 '순경'으로 조나라에서 태어났다. 잦은 전쟁으로 어지러운 중국의 역사와 함께 했던 학자로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며 냉정하고 논리적이었던 학자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악설'을 주장한 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약간의 색안경을 끼고 이 분을 봤는데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고도 나는 '순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성악설'은 시대의 현상을 두고 직시하는, 한 마디로 '사람들아, 정신을 차려라! 하는 그의 매서운 눈과 입에서 나온 학설이었다는 점.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사람들의 성격이 정말 다양한 패턴을 그린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그저 허황된 꿈만 심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때로는 따가운 말도 서슴치 않는 사람도 있다. 나는 '순자'가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말에 가치가 더해져서 나의 삶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나의 미래에 대해 한번 더 짚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학자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 그 아래 어떤 분야에 대해 저자가 추가로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나눠준다. 그리고 이미 2,000년도 훌쩍 넘어버린 그 시대 학자가 남긴 기록을 객관적인 근거로 제시한다. 그 다음은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그 근거를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