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순자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철학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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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도 아니고 맹자, 장자도 아니고 순자라고? 길을 가다 물어보자. 혹시 중국의 학자들 중에서 누구에 대해 가장 많이 들어보았고 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 왜 그 많은 '자'자 돌림의 중국 학자들 중에서 '순자'여야 했을까, 친구야?

나의 이 어리석은 질문에 유교사상에 정통한 내 친구는 "친구야, 그 '자'자는 네가 생각하는 이름의 그 돌림자가 아니란다." "그럼 뭔데?" "그건 선생님이라는 의미로 보는 게 좋아."

나의 우매함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니, 사람들은 왠만해서는 다 착해. 근데 왜 하필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냐고! 사람이 태어났을 때부터 악하게 태어난다고 말하는 사람한테서 뭘 배울 게 있다고!

아무리 얘기를 한다고 한들 친구의 답은 "그냥 책이나 읽어봐. 잔소리 하지 말고." 친구는 이미 이 책을 읽어본 모양이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중국의 학자는 '공자'일테고 '맹자'는 맹자도 맹자이지만 그 어머니의 '맹모삼천지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테고..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나는 오십이 되려면.. 아직 한참이 남았다. :) 사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유비무환. 내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자성어. 친구도 아마 그런 생각으로 이 책을 나보다 훨씬 먼저 읽어보았을 것이다.

「오십에 읽는 순자」 - 유노북스



우리가 이 책을 오십이 되고 나서 아니면 그보다 더 이른 나이에 읽어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부터 나는 이 책을 샅샅이 뒤져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공도 최종엽 선생님으로 대기업 인사팀에 다니고 있던 중 기업의 피치못할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을 하게 된다. 그때 그의 나이 마흔 다섯.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보다는 먼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잘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신 분이다. 헤드헌터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해서 현재는 유명강사로 활약하시는 분. 사실 나는 이 저자분의 강연을 들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그 분의 철학을 듣고 그 분의 인생에 귀기울이며 그 분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하면서 나의 삶까지도 미리 설계해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사치가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모든 장이 시간의 순서로 연결된다.

현재의 나에 대한 자아성찰, 변화를 대하는 마음의 준비,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과 전술이 각각 하나의 장을 장식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다른 말로 적혀있지만 나는 이 책을 모두 읽고 나의 방식으로 요약하였다.



사실 목차를 소개하기에 앞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저자의 길지 않은 메시지가 아주 큰 감동을 준다.

어린 시절의 공부는 더 나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혹은 더 나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더 나은 직급으로 승진하기 위해, 직장에서 잘려나가지 않기 위해였다면 중년이 된 사람의 공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의 공부여야 한다는 말은 책을 읽기도 전부터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나는 지금까지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걸까? 굳이 '순자'가 그토록 가르치려 했던 사상이 아니더라도 이 메시지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자의 이름은 '황' 혹은 '순경'으로 조나라에서 태어났다. 잦은 전쟁으로 어지러운 중국의 역사와 함께 했던 학자로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며 냉정하고 논리적이었던 학자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악설'을 주장한 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약간의 색안경을 끼고 이 분을 봤는데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고도 나는 '순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성악설'은 시대의 현상을 두고 직시하는, 한 마디로 '사람들아, 정신을 차려라! 하는 그의 매서운 눈과 입에서 나온 학설이었다는 점.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사람들의 성격이 정말 다양한 패턴을 그린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그저 허황된 꿈만 심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때로는 따가운 말도 서슴치 않는 사람도 있다. 나는 '순자'가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말에 가치가 더해져서 나의 삶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나의 미래에 대해 한번 더 짚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학자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 그 아래 어떤 분야에 대해 저자가 추가로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나눠준다. 그리고 이미 2,000년도 훌쩍 넘어버린 그 시대 학자가 남긴 기록을 객관적인 근거로 제시한다. 그 다음은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그 근거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 책은 단순히 '순자'의 학문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공자', '맹자' 등 다른 학자들의 말씀도 함께 인용하고 있다.

맹자의 네 가지 선한 마음(p. 39), '죽어야 배움은 끝난다'는 공자의 말씀(p. 83)은 '순자'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비슷한 시기를 공유했던 학자들이기에 서로 하는 말은 달라도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같다.

나는 단지 오십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렵게 직장을 구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깊은 숲 속에서 자라는 난초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향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 말을 그들에게 꼭 인용해서 전해주고 싶다.

이 책은 나에게 리더가 피해야 할 10가지 행동에 대해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이 책을 읽지 못하더라도 꼭 함께 하면 좋을 메시지이기에 아래에 인용한다.

※ 리더가 피해야 할 10가지 행동

1. 노여움

2. 시샘

3. 헐뜯는 것

4. 입으로만 말하는 것

5. 잘못된 교류

6. 다투는 것

7. 이기는 것

8.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

9. 탐욕을 부리는 것

10.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것

p. 71

나는 과연 이런 행동들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생각해 보자.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은 공부해야 하고 배운 것을 가르쳐야 하며 베풀어야 한다. 저자는 친절히 우리에게 실패 없는 미래를 위한 준비사항도 알려준다. 우리는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인생은 피할 수 없는 선택들의 연속이므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키워드로써 세 개의 단어 열정, 능력, 가치를 알려주고 이 요소들을 가지고 우리의 선택이 보다 수월할 수 있도록 직접 표로 나타내주기도 한다(p. 112).

우리 삶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저자는 '독서'와 '글쓰기'를 주장한다. 나도 언젠가 나의 글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이 좋을까? 오늘부터 좀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겠다.

만약 강사가 되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저자분이 책의 제3장과 제4장에서 노하우를 공개하셨으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꼭 강사의 꿈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지금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조언이 들어있는 중요한 장들이다. 하고 싶은 것을 못 하는 이유는 망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망설이지 않고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고 새로운 일들에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리딩투데이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이 책을 읽고 쫑쫑의 주관적인 견해를 입혀 이 글을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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