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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양손 - 윤중식 화가의 6·25전쟁 피란길 스케치
윤중식 그림, 윤대경 글 / 상수리 / 2023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13/pimg_7229562933820615.jpg)
윤중식 화백은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전시회를 열 정도로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의 중요인물이지만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화가이다.
자신의 작품을 미술 시장에서 유통 되는 것을 꺼려하시고
작품에만 몰두했던 이유라고 한다.
전도유망했던 화가이자
미술교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평양에서 아내와 6살된 딸과 4살 아들
그리고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피란을 떠난다.
부산까지 걸어 오며 보았던 전쟁의 모습을
피란 중에 스케치한 28장을 모아
당시 4살 아들이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어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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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림의 아빠 손을 잡고 가는 4살배기 아들이고
아빠는 윤중식 화백이다.
2학년 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생각하며 선택했는데
먼저 책을 읽으며 얼마나 눈물을 훔쳤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어리지만 사랑이가 책을 읽으며
전쟁의 슬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할아버지의 양손'은 피란을 가는 내내
아빠의 손을 잡고 가던 저자가 직접 격은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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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하나로 하루를 견뎌야했고
솜으로 누빈 옷도 귀했다.
겨우 찾아낸 헛간에서 옆으로 누워자는
칼잠을 자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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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이 펼쳐지면 가족끼리도 생사가 갈렸고
가족이 죽어도 다시 일어나 걸어야한다.
죽은 엄마 옆 우는 아기...
엄마 어깨를 흔들며 일어나라고 울부짖는 소년.
윤중식 화백이 어떤 마음으로 전쟁 중에
스케치를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읽는 내내 우리 아이들과 남편 얼굴이 생각나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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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공습으로 도망치다가 엄마와 누나를 잃고
소식조차 모르게 된다.
막내 동생이 굻어 죽는다.
윤중식 화백은 이후 발톱이 빠질 정도로
고아원을 찾아다니며 딸을 찾아다니지만
못찾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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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부산에 걸어 도착해서야
죽한 그릇을 얻어먹는다.
부산은 피란민들의 집결지가 되어
이산가족의 상봉도 많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아이들은 동냥을 하고
어른들은 구두닦이, 짐꾼을 하며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았다.
판자를 얼기설기 모아 판자집을 만들고
피란민들의 판자촌이 만들어져
윤중식 화백도 판자집을
겨우 얻어 살 수 있었다.
유일하게 남은 가족 윤대경 선생님은
하루종일 아빠를 기다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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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직후 서울로 올라와
'소나무가 있는 집'에 자리를 잡은
윤중식화백은 가족을 찾아보았지만
생사조차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전쟁의 비극 앞에 선
가장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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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트라우마 속에 살았던 분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을 남겼다.
슬픔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윤중식 화백이
진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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