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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지음 / 허블 / 2025년 6월
평점 :
#그들이보지못할밤은아름다워 #백사혜 #동아시아 #도서제공
'영주'라는 이름의 지배 계층이 등장하고 우주 전쟁이 일어난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세계관의 연작 소설. 맨 처음에 실린 이야기가 영주의 등장과 우주 전쟁의 시작을 이야기해서 그럴까. 당연하게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영주를 물리치거나 영주가 몰락하는 이야기들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오히려 신선했다.
소설 속 세계관 속에 여러 개인들이 각 이야기들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보통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정말 그 세계 속의 인물들의 솔직한 내면을 엿보는 느낌이었다. 영주를 위해 싸우는 용병, 영주의 별장에서 일하는 시녀, 영주를 위한 완벽한 아이를 키우는 보모, 그리고 영주 자신까지.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권태를 견디다 못해 결국엔 몰락하는 영주와 그들의 지배를 당연하게 느끼는 이들의 모습이 어쩜 그렇게 잔인하게 느껴지던지.
각각의 작품들이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가장 마지막에 실린 <피가 시가 되지 않도록>이었다. 사실 저항군인 '부타의선언'이 어떻게 영주들을 무너뜨렸는지의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는 넘어가고 '부타의선언'이 해체된 후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실려 있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오히려 빈 내용들을 상상하게 되어 한편으론 흥미로웠다.
영주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무너지고 하나의 목표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역으로 발생하는 혼돈과 혼란 속에서 가상 세계로 회피해버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나기도 하면서 여러 가치관이 있기에 혼돈과 혼란은 어쩌면 우리에게 필수악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같이 들었다. 모든 이의 의견과 생각이 통합된 사회가 더 무섭다는 것을 알기에.
책을 읽으며 잔인한 세상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을 보이는 인물들을 보며 소설의 제목을 곱씹게 되었다. 누군가에겐 보이지 않을 그 내면의 아름다움들. 그러면서 또 상상해본다. 소설 속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세계와 그곳의 아름다운 밤을, 아름다운 사람들을.
* 서평단 활동을 통해 허블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인사, 이만치 살아오고 나서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 그러니 더는 죽듯이 살지 않을 거야. 살아가듯 죽을게. - P208
인간의 의식을 가진 모든 존재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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