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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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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이었던 한 남자가 과거에 세웠던 인생의 과제들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처음 제목만 보고 주인공이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활기찬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주인공인 남훈 씨와 가족들의 관계가 더 주가 되는 이야기였다. 빠른 전개와 함께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금세 책을 완독하였다.
굴착기 기사인 남훈 씨는 자발적 은퇴를 마음 먹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청년일지’를 떠올린다. 죽음의 위기까지 겪었던 그 시절에 앞으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적었던 청년일지. 언어학자가 되고 싶었던 꿈을 떠올려 스페인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플라멩코라는 스페인 춤을 배우고, 항상 작업복만 입고 다니다가 자신을 위해 맞춤 정장을 구입한다. 그리고 목표 중 하나였던 자서전 쓰기를 통해 지금의 가족인 아내와 딸 선아에게 숨기고 자신도 잊고 지냈던 이전의 가족이 떠오른다.
처음 남훈 씨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면서 꼰대라는 말이 떠오르며 때로는 남훈씨의 자기합리화가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떠올리면서 달성해나가는 모습과 함께 그 목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그동안 사용하던 말투 등을 억누르고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지금의 남훈 씨보다는 훨씬 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겁내고 있지는 않았을까. 또 어느새 나도 기성세대의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는 않았을까.
빠른 전개를 보이고 있기에 어느 정도의 우연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러다보니 서사가 복잡하지 않고 주인공인 남훈 씨의 마음이 진솔하게 잘 드러나 있어 그만큼 몰입해서 읽기 좋았다. 또한 남훈 씨가 자발적 은퇴를 위해 만났던 청년과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만난 스페인어와 플라멩코 선생인 젊은 청년들이 말하는 부모의 모습과 그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들과 남훈 씨의 딸들의 태도 등을 통해 자식은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남훈 씨를 통해 부모는 자식을 또 나이든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엿보며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꿈꾸던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남훈 씨의 모습을 보며 하루 빨리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나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나도 나만의 목표를 담은 ‘청년일지’를 한번 작성해볼까. 그 전에 소중한 가족들에게 남훈 씨처럼 숨기지 말고 고마움을 표현해야지.
*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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