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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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시적 관점으로 보여주는 책. 미국의 역사를 ‘장애’라는 키워드로 바라보면서 장애라는 개념이 고정되지 않고 시대별로 변화해왔음을, 그리고 같은 시대에도 인종, 성별 등에 따라 장애를 가진 이들의 삶이 달랐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크게 8장으로 나누어 북아메리카에 살던 토착민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하여 미국이라는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넘어서, 남북전쟁과 도시화·산업화로 인한 사회의 변화, 우생학이 지배하던 시대, 그리고 20세기로 넘어오며 지금까지 미국 역사를 쪼개서 그 속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고 굳어지고 장애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준다.   


아메리카에 살던 토착민들은 공동체와 관계가 없거나 약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장애를 인식하였다. 그렇지만 유럽인들이 들어와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그들은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준 삼아 장애를 정의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이 노예로 들어오자 흑인들은 그 자체로 비정상으로 취급당한다. 또한 여성, 흑인, 토착민, 정신이상자 등 같이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시민권을 얻을 수 없었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을 거치며 신체적 결함이 생기더라도 누군가는 전쟁 영웅이 되어 사회에서 인정받았으나 우생학이 유행하면서 인정받지 못하는  누군가들은 수용소에 격리되거나 단종법으로 인해 출산을 억제당하기도 하였다. 이후 시간이 흘러 장애 인권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하고 다양한 장애 인권 운동이 일어났다.


저자는 장애를 정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며 미국의 역사 속에서 어떤 몸이 장애가 있다고 분류하는 것에는 젠더, 인종, 계급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장애의 의미 역시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지고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단순히 신체적 결함과 정신적 결함이 장애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매우 편협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깨달았다. 


굳이 장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꾸준히 정상과 비정상, 우리와 너희 등 다양하게 사람들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이 결국 사회의 분열을 이끌어내고 공동체의 건강을 해치기에 우리를 분열 시키는 여러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면서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러 차별적 인식에 대해 반성하였다. 책을 통해 장애에 대해 그리고 차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 동아시아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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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공기와 같아 기득권에게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지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차별과 함께 살아간다.
- P14

초창기 사람들을 투표에서 배제할 때는 경제적인 상태를 그 이유로 들었지만, 이후에는 인종, 젠더, 장애에 따라 그들이 투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러한 배제를 정당화했다. - P156

미국 장애의 역사는 장애인만의 역사가 아니다. 능력 있는 몸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법적·경제적 혜택과 오랜 낙인 때문에 장애인이 겪는 법적·경제적 차별은 오늘날까지도 생생한 현실이자 개념으로서 살아 있고,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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