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도시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ㅣ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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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도시건축가 김진애의 도시 시리즈 3부작 중 첫 번째 책. ‘익명성, 권력과 권위, 기억과 기록, 알므로 예찬, 대비로 통찰, 스토리텔링, 코딩과 디코딩, 욕망과과 탐욕, 부패에의 유혹, 현상과 구조, 돈과 표, 진화와 돌연변이’라는 총 12가지의 콘셉트를 통해서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서 쭉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그동안 나는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그럼 도대체 ‘도시’란 무엇일까. 책에서는 ‘도시란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공간’이라 말하면서 도시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을 익명성에서 찾는다. 그런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다. 익명성과 길이 만나면서 도시는 다채로운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 모르는 우리가 광장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대단하게 와 닿았다. 

도시에 여러 공간들이,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도시를 만들고 또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더 옛날의 건물은 복원하고 보존하면서 채 30년밖에 되지 않는 건물들은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부수고 개발하는 지금의 우리 도시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 씁쓸해진다. 어릴 때의 추억이 담겼던 길들과 건물들은 사라지고 높게 서있기만 한 빌딩과 아파트들을 볼 때마다 미래의 추억이 될 지금의 도시의 모습들도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까.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의 도시가 적어도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여러 콘셉트의 관점으로 도시를 바라보니 단순히 도시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시를 통해서 건축을, 사회를, 그리고 인간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에 여러 도시들이 나와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가서 여러 도시의 골목골목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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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모여 있는 곳이 도시이고, 이 시대 가장 보편적인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공간이 도시이므로 이 열두 가지 콘셉트가 도시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정의되느냐에 따라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