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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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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하고 예쁜 몸매가 아닌 건강한 신체와 체력을 위해서 여러 운동을 찾아 헤맨 보통 여자의 운동 에세이. 이렇게도 크게 공감이 가던 제목이 또 있을까. 한창 오전에 주 2회 필라테스를 다닐 때 알람을 들으면서 늘 하던 생각이 책의 제목과 동일했다. 아, 오늘은 운동 가야되는데 너무 피곤하다, 더 잘까. 운동과 잠이라는 내적 갈등 속에서 초반에는 그래도 운동이 이기는 날들이 많았는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서 잠이 더 이기는 날들이 많아졌고 아예 요새 운동과 거리를 둔 요즘.
책에서도 체력, 결국 생존을 위해서 여러 운동을 시도하고 저자를 보며, 나 역시 많은 공감을 하고 정말 내 얘기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헬스를 하거나 유튜브를 이용해 홈트를 하는 소식들을 들으며 정말 생존을 위해서 운동을 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나날들.
책에서도 여러 번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 혹은 예쁜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여성들과 저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매체와 사회 분위기를 떠올리며 씁쓸해지기도 했다. 몇 십 kg를 감량한 연예인의 인터뷰가 기사로 나오고, 다이어트라고 크게 적힌 헬스장 전단지들이 붙어 있는 벽들. 개개인의 신체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평균화된, 왜곡된 기준의 신체의 억압에서 벗어나서 자신에게 맞는, 필요한 운동을 자유롭게 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건강한 신체를 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막상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몸을 더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쓸데없는 생각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요새 운동을 하지 않아서 고민이 많은가보다. 꼭 경지에 오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적금 쌓듯이 그렇게 천천히 운동을 시작하자고 권유하는 작가의 응원에 용기를 얻으며,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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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체력은 저축 보험을 넣는 일과 비슷하지 않을까? 의미는 정확히 반대로, 지금은 사소하고 별거 아닌 양 보이는 운동의 성과가, 꾸준히 쌓은 후 돌아보면 그대는 완전히 다른 가치로 다가올 것이다. 여기에 붙는 이자는 은행의 그것처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이율이거나, 에계? 싶은 알량한 숫자가 아니라 내가 살아낸 하루하루의 성분. 그런 생각을 하면 운동 가기 싫어서 드러누워 있다가도 슬금슬금 움직이게 된다. - <내가 이러려고 운동했나보다> - P137
못하면 금방 때려치우고 포기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니, 그래서 더 설득력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무엇이든 최고가 되거나 어떤 경지에 오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기대와 몸은 언제나 속도와 보폭이 안 맞는 이인삼각 같다. 잘하려고 할수록, 눈에 띄는 변화를 갈망할수록 기대는 저만치 달려 나가고 몸은 따르지 않아 넘어지는 형국이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조바심을 내면 금방 질린다. 모든 운동이 다 그렇다. - <운동은 금메달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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