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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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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모여 있는 책. 10년전과 현재의 일상, 여행 속에서 혹은 영화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 잔잔하면서도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문장들을 읽으며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리고 내 주변과 일상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길 건너 높은 아파트가 보이는 이문동 주택가 골목길을 걸으며 이 책 속에 묘사된 10년 전 이문동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1호선을 타고 출근하면서 괜히 창밖 한 번 더 내다보기도 했다. 늘 어디선가 공사 중인 동네를 지나다니며 이 소박한 분위기가 점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진다.
가끔은 너무나도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나만 너무 무료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하며 자괴감이 들기도 했었다. 남들은 열심히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데 나만 너무 일상에 매몰되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며. 그렇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사색을 하고 그걸 표현한 글들을 읽으며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어제의 내일이자 내일의 어제인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보내며, 내일 찾아올 오늘을 살아가야지.
난 이문동에 십여 년간 살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이 동네는 많은 것들이 부지런히 바뀌어갔다. 정감 어렸던 외대 건널목도 모양을 바꾸었다. - P24
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잃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 P136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을 지나 어제가 될 것이다.
오늘은 오늘일 뿐이지만, 수많은 어제가 나의 오늘을 움직인다.
그러니깐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거나, 그런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후회하며 엉망진창으로 살든, 고민하며 살든, 우리는 어제가 만들어낸 길들을 밟고 오늘이라는 길 위를 걷는다는 걸 생각한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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