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스피치 스피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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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의 <스피치 스피치>는 스피치 기술을 익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책을 접한다면 후회할 것이다. 저자의 3주기를 기념하여 발간된 이 책은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강연된 강의록을 기록한 것으로, 아홉 편의 강연 내용을 담고 있다. 25년 현재 시점에서 십 수년 전의 강의록은 다소 구시대처럼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깊이있는 통찰을 전하고자 언어의 힘, 그리고 창조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어 당시 시대를 앞서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라도 있는 듯 요즘 시대에 걸맞는 통찰을 전한다.

경영인이라면 남들보다 앞서 멀리 내다보고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저자가 경영인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터라 다양한 인사이트 중에서도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력과 소통 능력'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이해된다. 말은 진정 상대방을 스스로 무릎 꿇게 할까. 말의 힘은 정말 강할까. 그 말을 뱉는 기저에 창조적 사고란 어떻게 기르는 것일까.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답은 모두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경영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하더라도 우리네 삶을 일구어 나가는데 경영자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대입할 수 있다.

이어령 선생이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연구를 오래 하며 다양한 저술과 강연활동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어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연의 섭리, 생명의 본질 등에 대해 깊이 사고하는데 새롭고 기똥찬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어른의 말씀을 떠올리면 된다. 어른의 말씀을 꼰대의 잔소리로 여기는 것이 아닌, 깊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단에 올라 까랑까랑하니 창조와 통섭을 말씀하시는 장면을 떠올리며 아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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