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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 음식에 물들다 (스프링) - 마음에 색을 입히는 명상의 시간 ㅣ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김현경 그림, 베이직콘텐츠랩 기획 / 베이직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세월이 그렇게 무상하게 흐른다. 연세에 비해 너무 정정하셔서 한강 자전거 도로를 몇 바퀴를 거뜬히 돌 정도의 건강함을 유지하시더니 어느 순간 거동이 불편해 지셨다 했다. 걸음이 느리고 행동반경이 좁아지며 집에 있는 날이 많아지며 치매 걸려 과거를 다 잊어버리는 불행을 맞지 않으려 지하철 노선도를 외고 구구단을 거꾸로 세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신다 했다. 나이듦이란 무엇인지 마른 나무가지 같은 손마디를 쥐어 잡아 보니 알게더라.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은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어떤 삶을 살아냈노라 추억하며 이야기하시던 장면이 떠올라 들춰보게 되었다. 대놓고 '시니어'의 힐링을 위한 컬러링북이라는 제목에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용 책으로 적합하겠구나 생각했다.
스스로 노인이 되었다고 인지하는 시기가 언제쯤일까. 책에서는 시니어기를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인생의 완성기로 언급하고 있다. 신체적인 노화,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현역에서 은퇴함으로써 불안과 우울을 동반하게 되니 이제는 무엇을 도전하기에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설움으로부터 담담해지지 않아 홀로 베갯잇을 적시거나 그러한 눈물조차 매말라버려 마음이 곰삭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인간의 생애발달 주기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노년기이다. 아직 한참 남았다고 할 수 있지만 건강하고 멋진 삶을 살아내, 나이가 들어서도 현역 못지 않은 활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가능하다면 내 주변의 어르신들은 외롭고 슬프지 않았으면 바란다.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여전히 '쓸모있는 존재'임을 느낀다면 시니어기는 생각보다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러한 측면에서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음식에 물들다>는 뇌를 디톡스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색감과 더불어 향수를 부르는 음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더구나 흥미롭게도 QR코드만 연동하면 컬러링북에 색감을 채우는 중에 명상하듯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속에 향수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은 시청각을 만족시키고 '음식'이라는 테마를 통해 미각과 후각을 상상을 통해 자극하며 색연필이든 크레용이든 쥐고 작업함으로써 촉각까지.. 감각을 충족시키는 것은 꽤 치료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음식에 물들다>는 꽤 친전하여 책 사용법이 안내되어 있다. 음식 20개의 작품이 실려있고 책의 구성 다음에 음식 순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차례 파트가 구성되어 있다. 컬러감이 돋보이는데다가 한번쯤 먹어봤음직한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어 순서대로가 아니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하여 샘플처럼 어렵지 않게 채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혹여라도 채색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까 채색 연습을 위한 선 긋기, 면 칠하기, 혼합 칠하기, 실전 색칠을 위한 연습까지 할 수 있어 이 책을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배려한 부분 또한 돋보인다. 말 그대로 마음에 색을 입히는 명상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 동안 한껏 젊은 시절로 돌아가볼 어르신을 떠올려 본다. 당신께서 살아온 삶은 덧없고 무상하지 않았다고, 꽤 멋진 삶이었다고 인정받기에 충분했다고 꼭 전하고 싶다. 한 장 한 장 채색된 음식이 풍성해질수록 두런두런 추억이 더 깊어지길 또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