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준다. 어린 시절에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머리로 안다고 해서 상처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상처를 설명할 수 있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심리치료를 받는 의미가 무엇일까.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다.
다미 샤르프는 신체 감정 통합 치료법을 만든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로 인식을 넘어서서 몸과 관계를 중심으로 한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우리의 몸에 배어버린 상처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를 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을 치유한다고 하지만 결국 몸과 마음, 정신은 연결되어 있다고 하더라. 트라우마, 외상은 시간이 지나 기억 속에 사라졌다 할 수 없다. 무의식으로 억압되어 살다가 문득문득, 울컥울컥 튀어나와 괴롭힌다. 이를 지워버리고 싶다고 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어떤 상처라도 깊은 흉터가 생기면 그 자리를 볼 때마다, 느낄 때마다 같은 고통이 느껴지는 것이다. 심리치료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의식하는 것, 그리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잘 조절하는 것, 그리고 안정적인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이라 한다. 내면 깊이 어두운 이면에 존재하는 '나'와 만나기 위해 용기를 가져야 한다. 살면서 불편감을 느끼고 자꾸 부대낀다면 자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더 진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심리적 문제가 몸속에,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면 이를 더는 외면하지 않아야겠다. 저자가 말한 '발달 트라우마'가 우리네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를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 치유의 방법들은 책에 기술된 것을 넘어서서 굉장히 진중하고 깊이 있게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책은 그저 그 시작을 위한 안내서일 뿐이다. 진정한 통합을 위한 치유의 과정은 살면서 지속되어야 한다. 단 몇 시간 만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진지하게 읽어내고 오래오래 두고두고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여전히 부모를 원망하고 내 어린 시절이 안타깝기만 하면 진짜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의 존재 이유, 내가 살아가는데 더 잘 살아가고 싶은 욕구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