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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저자는 하버드 대학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왔다. 디지털로 인해 세상은 크게 변화했지만 우리의 내면에서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 말한다. 스마트폰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게 일인 현대인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얼마나 큰가. 그리하여 저자는 스마트폰을 버리고 철학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속도의 시대를 살며 접속하고 연결되어 있는 현재, 우리는 벗어날 수 없지만 너무 속도에만 연연해 하고 접속되지 않은 상태를 불안해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때이다.
저자가 초대한 월든 숲은 7개의 철학자와 만나게 되어 있다. 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거나 내적 세계를 탐미하고 책을 들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낡고 느린 것을 외면하지 않으며 살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안식처를 마련하라 한다. 그리고 외부의 힘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다소 두께감 있는 책이라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나가야 한다. 책을 읽는 와중에도 수없이 스마트폰을 열어보고 싶은 충동과 다투어야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의도(내면의 깊이를 추구하고 싶은)가 있었던 만큼 의식적으로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했다.
디지털 도구에 빠져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선택권은 사라져버린 것일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금 더 자유롭기 위해 디지털 도구 사용을 금지하는 날이 생긴다면 진정으로 자유로워질까. 이를 기대하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바꿔야 하는 것은 내적 동기이기 때문이다. 제도를 바꾼다고 오랜 습관이 변할 리 없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과하게 사용하는데 길들여진 데 대한 회의감을 갖기 시작한 바, 스스로 변화를 위한 약속과 훈련을 통해 습관화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번번이 실패할 때마다 좌절하고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속도의 노예가 되어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깊이 있는 철학의 세계로 초대하는 <속도에서 깊이로>는 읽으며 자기성찰을 하는 과정을 함께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