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도입부에서 작가는 아이를 보며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다. 이건 다음 세대의 안위를 위해 걱정해야할 문제가 아니라 당장 우리 세대가 몇 년안에 겪어야할 일이라고. 사람들이 환경 문제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시기에 닥칠 일이라 인식한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을까?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염세주의에 빠지기 쉬운 것 같다. 아무리 나 하나 노력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보이고 왠지 유난이라는 눈치도 받게 된다. 뭐 하나를 사면서도 나는 살까말까 엄청난 고민을 하는데 기업은 불필요한 쓰레기를 생산하고 명품 브랜드는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내고 spa 브랜드는 또 아류작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사람들은 계속계속 소비한다.책에도 등장하는 '아무튼, 비건'에서 작가는 소수의 완벽한 채식주의자를 만드는 것 보다 여러명의 가벼운 비건을 만드는 게 낫다고 한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모든 소비를 친환경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외부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이웃은 친환경 세제와 수세미를 사용하고, 또 다른 이웃은 중고제품을 애용하고. 작가처럼 이런 문화를 만들고, 알리며 점차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의 뿌리는 숲이 되고 숲의 뿌리는 무엇이 될까.책에는 교훈적이고 다정한 문장들과 대비되게 달려가는 동물들, 숲 안의 서커스장, 대형 구조물, 폭발하는 화산 등이 그려진다. 왠지 모르게 불타고 있는 것 같은 분홍색 배경. 위압적이고 긴장감을 불러오는 분위기에 숲의 소중함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이다.숲과 나무들의 헌신적인 모습과 독특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책.
다정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리쓰코가 죽음의 기로에 선 어느 날 고양이 마신의 도움으로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 세상을 여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몽글몽글한 내용들에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리쓰코가 만드는 요리들이 아주 상세히 묘사돼서 왠지 음식 냄새가 풍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청소년 소설로 아주 좋을 것 같은 '밀크티와 고양이'! 앞으로 리쓰코와 멜로디의 여정도 궁금해진다.
임신기간동안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을 꼽자면 단연 돈가스. 이상하게 돈가스가 그렇게 당기던 나날들이었다. 나는 빵가루가 돋보이는 일식 돈가스보단 눅진한 소스가 듬뿍 뿌려진 경양식 돈가스파이다.10월 17일,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입원기간동안 읽은 새로운 띵시리즈 돈가스 : 씩씩한 포크와 계획적인 나이프. 간이 심심한 환자식만 먹다 이 에세이를 읽자니 돈가스 생각이 그리 간절할 수 없었다.서로를 돈가스 메이트라 부르는 부부가 함께 작업도 하며 펼치는 문장들. 이 책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한마디로 '돈디돈디 에세이'이다. 힘든 디자인의 끝은 돈가스로 창대하리!
초반엔 선여휘 여사가 온실 속 화초로 자라서 세상 물정 모르는 게 너무 싫었다. 아들의 치료도 여유가 있다 못해 넘칠 정도니 감당할 수 있는 거지 일반적인 가정에선 턱도 없을 일일ㅍ텐데. 나도 내 인생 힘들다며 벤틀리 운전대를 빡빡치며 울고 싶고 한강이 훤히 보이는 아파트 펜트하우스에서 고급 와인이나 마시며 신세한탄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찼었다.소설의 끝으로 갈수록 그게 설령 재미고 동정이었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려 하는 그녀의 모습이 다정했고, 결과적으론 여휘 자체가 좋은 사람이었기에 주위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라 생각한다.약간은 과장된 표현들이 많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무난했던 킬링타임용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