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 채식주의자가 급격히 늘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이 종말>을 읽은 뒤 채식주의자가 되었음을 커밍 아웃하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지만 그 흐름은 몇년 전부터 광우병 이슈를 타고 한국 사회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점차 퍼지면서 육식에 대한 경고를 담은 보도와 연구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오염과 가축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변화와 맞물려 환경운동가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평생 육식을 즐기던 일반인들의 생활에까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채식주의자도 단계가 있다. 육식만 하지 않는 채식주의부터,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채식주의, 모든 음식 양념에 육재료가 들어가는 것까지 철저히 피하는 비건까지..그 단계가 꽤 다양하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간 육식으로 인해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환경에 대한 경고를 하는 연구들은 유독 육지에서 나는 생명체만 그 대상으로 한정지었다.
그럼 바다 생명체는 어떠한가?
여태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바다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해양생태계와 인간이 만들어가는 암울한 환경의 미래에 관해 저자 자신의 경험적 연구를 통해 엮어 낸 책을 만났다.
바다에는 수없이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며, 그 중 일부는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영양소로 제공하며 희생당하고 있다.
필자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평소에 건강을 위해 육식을 자제하려는 의식적인 식생활을 한다.
하지만 생선요리는 세계보건기구도 권장하듯이 일주일에 두세번은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저자는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섭취량으로 전세계 인구가 물고기를 먹어치운다면 지구엔 오대양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매일 식탁에 올라오는 물고기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훌륭한 선물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였었다.
단 한번도 물고기를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고 생명을 생산하고 죽는 과정이 있는 존중해야 할 하나의 생명체로 여겨 본적이 없었다.
다만, 자연에서 바로 식탁으로 옮겨와 양질의 영양소를 제공해 주는 하나의 식품으로써의 그들이 운명만이 존재 할 뿐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우리가 섭취하는 대다수의 생선이 자연산도 아니며, 지금의 양식 방법으로는 결코 인간에게 이로운 영영소만 제공해 줄 수 없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이 일주일에 몇번이고 먹고있는 연어나 참치, 대구, 농어가 그렇다.
언제부터인지 고급 음식이었던 위의 네가지 물고기가 식탁에 쉽게 올라올 수 있게 되었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탐스러운 연어의 오렌지빛 살은 식욕을 당기게 하는 건강한 식품이였는데,우리에게 제공되는 연어는 모두 철저히 통제된 환경속에서 양식된 결과물이었다.
양식된 것들이 자연에서 생산되는 것들을 점령해 버릴 위기에 처하고, 고작 500그램의 양식 연어를 얻기 위해 1.5 키로그램의 자연산 물고기를 사료로 줘야한다.
이런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비합리적인 생산방식은 모두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낳은 결과이다.

하지만 저자는 당장 물고기 섭취를 중단하라고 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낚시꾼이었던 저자는 지금도 연어 낚시를 즐기며, 생선을 즐기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지금과 같은 식탁을 즐길 수 없다고 경고한다.
양식의 방식을 바꾸고 지금과 같은 마구잡이 어획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물고기를 하나의 생명으로써 존중하고, 물고기를 먹을때에도 그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라고 한다.
이 저자의 풀어 나가는 방식과 결말이 참 마음에 와닿는다.
인간은 그간 누려왔던 것을 단번에 포기 할 수는 없는 존재이다.
다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노력은 차츰 해 나갈 수 있다.
난 채식주의자는 절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 식탁에 올라 있는 식품들, 한때는 그 자신이던 그들의 조상이던 광활한 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던 하나의 생명체로써의 삶을 빼앗긴채 인간의 필요에 의해 희생당한 그들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이 조금은 생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