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법칙 - 개정완역판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2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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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 Robert Greene 지음 | 안진환,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 3

저는 자주 뛰어난 블로거이신 buckshot님의 Read & Lead 를 찾아 갑니다. 그곳에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배우고 또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에 포스팅 하신 전쟁, 알고리즘을 읽었습니다. ‘전쟁, 알고리즘에서 buckshot님은 유명한 로버트 그린 전쟁의 기술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때마침, ‘전쟁의 기술을 한번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포스팅을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전쟁의 기술 보다 전작인 권력의 법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권력의 법칙을 차분히 읽어 나갔습니다


사실 이 책 권력의 법칙은 예전에 제가 극찬하며 포스팅한 바 있는 스탠포드의 제프리 페퍼 교수의 권력의 경영과 많이 유사합니다. 두 책이 모두 올바른 권력의 이해를 바탕으로 권력이 발생하는 원천이 무엇인지권력 행사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학 관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펼쳐 나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이점은 있습니다. 제프리 페퍼는 권력의 경영에서 GM, 포드, PG&E, 미 정부뉴욕시리먼브러더스 같은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실제로 일어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마치 조직관리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 석학의 뛰어난 MBA수업을 제대로 받은 기분이 듭니다. 이에 반해, 이 책권력의 법칙은 대부분이 과거의 사실을 기초로 합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물론 이야기는 마키아밸리즘의 입장을 견지합니다.



 

책의 분량은 만만치 않습니다. 분량이 670여 쪽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게 막대한 분량이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적절한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무조건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저 역시 수도 없이 경험한 걸 떠올리면 책의 내용은 백 번 옳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권력층이 국민을 상대로 기만적 행위를 벌이는 이면을 책을 통해 거듭 인식하면서 책의 내용을 인정은 하되 탐탁지는 않았습니다. 책 이야기에서는 좀 멀어집니다만, 책을 읽을수록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탈권위주의적인 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저는 베일 뒤에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권력 다툼 속에 뛰어 들어 승리를 쟁취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제게 베일 뒤에 숨어서 권력을 다투고자 하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이상 이 책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대비책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굳이 권력 다툼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는 충분히 마련해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독해 보시기를 과감히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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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당신의 미래는 오늘 무엇을 공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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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지음 | 중앙북스 | 2009 5

  공부(工夫)를 직업으로 삼은 탓에 공부나 공부법에 대한 책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역시 이러한 맥락(脈絡)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창조만이 살길이다. 창조 없이는 개인의 건강이나 성공이 없고, 국제 경쟁력도 없다. 이제는 창조가 생활인 창조적 삶을 살 때다. 공부의 가장 절박한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창조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공부도 창조적으로 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양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압축 공부법이 필수다. 이것이 이 책의 목표다.                                                      - 28  중에서
 
   

 

 책을 직접 읽어 보기 전까지는, 저는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의 공부법에 대한 에세이(essay) 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프롤로그(prologue)를 읽어 나가자마자,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몰입 Think hard!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과 같은 내용의 에세이와는 사뭇 거리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공부를 통한 창조적인 활동만이 살아가는 진정한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를 기초적인 뇌과학을 통해 풀어 갑니다. 또한 뇌과학적 특성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시도 함께 보여 줍니다.

   
  공부라는 지적 자극은 우리 뇌를 활성화시켜 몸과 마음을 젊게 유지해 줍니다. 최소한 젊음은 보장받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에서 저자는 어떻게 해야 창재(創材,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역설(力說)하고 있지만, 정작 제 눈에 먼저 들어 온 것은 프롤로그 내용 중 일부였습니다. 저는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늘 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른이 넘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나이보다 어리게 보셔서 왜 그럴까 내심 궁금했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공부가 몸과 마음을 젊게 해준다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 경우에는 최소한의 젊음에는 도움이 크게 준 듯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자는 호르몬 작용의 이해를 통해 압축 공부법을  활용 할 것을 주문합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드레날린 : 심장 기능을 강화해 혈압을 오르게 하고, 기관지 확장과 지혈 작용을 통해 위기 상황에 효과적 대처 할 수 있게 함. 적정한 긴장의 호르몬 이지만, 지나치면 흥분 상태로 만듦
- 노르아드레날린 : 아드레날린과 비슷하지만, 극도로 화가 날 때나 높은 긴장 상태에서 활발하게 분비됨. 참을성 없어지고, 하기 싫은 일은 더욱 하기 싫어짐
- 도파민 : 집중력을 높여주고 탐구력과 창조성을 발휘하게 함. 자극이 익숙해지면 기분이 나빠지고 공허해짐
- 세로토닌 : 생기와 활력을 줌. 온화한 행복을 느끼도록 유도하는데 공격적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중독성의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호르몬의 과잉분비를 조절해 차분하게 해줌 
 
   

 

  사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인만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 했던 것만큼 심도(深到)있는 논의까지는 이르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 내심 아쉬웠습니다.

그 외에도 저자는 공부는 어른이 되어서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어른이 결정성과 통괄성 지능이 더 발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부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갑니다.

 이것 말고도, 개인적으로 메모해 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깊은 호흡을 동반한 짧은 명상의 후 공부나 일점 집중력을 활용해 공부하는 방법, 그리고 짧은 낮잠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하는 대신 수면 시간은 6시간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 그것 입니다.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별다른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거나 잊어버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의미를 환기(喚起)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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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잭 린치 지음, 송정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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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잭 린치, Jack Lynch 지음 | 송정은 옮김 | 추수밭 | 200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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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www.londonmet.ac.uk


 셰익스피어하면 토마스 칼라일이 영웅숭배론 에서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먼저 생각난다. 셰익스피어가 영국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인더스 문명의 기원이자 영국의 10배가 넘는 영토에 인구를 가진 인도와도 바꾸지 않다는 말에 실소(失笑)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인도의 문화나 역사는 제쳐 두고서라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조차도 차분히 읽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토마스 칼라일의 말을 쉽게 부정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책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 문화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ecoming Shakespeare: The Unlikely Afterlife That Turned a Provincial Playwright into the Bard 를 읽어 가면서, 토마스 칼라일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원작들을 제대로 읽어 봤을까 하는 의구심(疑懼心)이 들었다.

 

 이 책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는 직접적인 셰익스피어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사후(死後)에 작품을 둘러 벌어진 이야기를 현대의 관점을 통해서 보고 이해한다. 이 첫 번째 작업은 권리청원을 비롯한 잉글랜그 내전을 둘러싼 영국의 정치 현황에 대해 이야기다. 연극을 죄악의 근원으로 여기고 도외시(度外視)한 청교도(淸敎徒)가 혁명을 통해 권력을 잡고, 연극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연극도 청교도가 정권을 잡은 동안은 다른 연극들과 마찬가지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던 것이, 찰스 2세가 왕정복고로 즉위하고 나서야 영국에서 연극은 다시 상연될 수 있었다. 이 때도 만약 당장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당시 감각에 맞는 대본이 있었다면, 셰익스피어는 잊혀지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연극이 금지되었던 탓에 연기를 할 배우만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상연할 수 있는 대본도 부족했고, 그 덕분에 잊혀졌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책의 서두(書頭)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17세기 후반의 공연장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연극에 대한 청교도들의 시선은 사실 여전히 싸늘한 상태였다. 토머스 배터턴 Tomas Betterton을 비롯해 콜리 시버 Colley Cibber, 제임스 퀸James Quin, 데이비를 캐릭 David Carrick, 사라 시든스 Sarah Siddons, 존 필립 켐블 John Philp Kemble, 메리 로빈슨 Mary Robinson, 도로시 조던 Dorothy Jordan, 그리고 에드먼드 킨 Edmund Kean 같은 배우가 시대에 따라 등장했고, 셰익스피어 연극과 함께 세상에 스타로 등장한다. 그러면서 연극은 청교도들의 멸시(蔑視)에서 벗어나 사교의 장으로써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청교도 혁명 이후 펼쳐진 새로운 영국의 연극사는 보통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 대상은 아니다. 그래서 특별히 영국 연극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부분은 Pass~!

 


 

 셰익스피어는 벌써 오래 전부터 영국이 낳은 세계적 극작가로 칭송(稱頌) 받고 있다. 덕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읽어야 할 고전의 반열(班列)에 올라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셰익스피어는 결코 자신의 대본을 읽을 거리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온전한 상태의 인쇄물은 커녕 친필 원고조차 없다. 그리고 전해지는 초기 대본 또한 천재적 극작가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은 수많은 극작가, 배우, 비평가, 그리고 학자들에 의해서 보충되고 개작(改作)되었고, 그러한 변형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공연되고 출판되었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가 갖는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극작가의 지위는 오히려 강화된다.

 

 글의 서두에서 토마스 칼라일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원작들을 제대로 읽어 봤을까 의구심을 가졌다. 사실 토마스 칼라일 역시 셰익스피어에게서 보이는 아쉬운 점을 보충해 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저자인 잭 린치가 말처럼, 셰익스피어의 성취를 얕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조력자도, 바탕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아쉬움은 축소하고 보충하는 역사의 힘을 간과(看過)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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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 - 어느날 과학이 세상을 벗겨버렸다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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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 2009 4

  

 블로그에 글을 조금씩 적어 나가고, 뛰어난 글을 블로그를 통해 읽으면서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떠올려 보면 책 이야기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벗어 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분야는 내가 아니라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넘치고 넘친다. 특별한 재능이라곤 없는 내가 수준급의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공부하고 있는 과학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치를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가치를 창출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을 접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의 머리말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완전히 흥분했었다.학부 시절 내내 열심히 문제를 풀고 물리에 몰두했던 친구들은 물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고, 4년간 거리를 누볐던 저자가 오히려 물리학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이야기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을 문명의 이기나 막대한 돈벌이를 가능케 해주는 도깨비 방망이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하는 저자의 모습이 막연히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방법론을 통해 문제에 접근하는 과학적 사고를 통해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인간을 바라 본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접근의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리적으로 풀어간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종종 저자의 전공인 입자 물리를 포함한 물리학 이야기가 나온다. 머리말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 물리학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저자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있는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그 가교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는 내가 막연히 하고 싶어하던 것이 무엇인지 구체화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 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과 인문학을 함께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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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벤터 게놈의 기적
크레이그 벤터 지음, 노승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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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포스팅(posting) 크레이크 벤터 게놈의 기적, A LifeDecoded : My Genome My Life 에서 책 이야기를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포스팅을 급하게 하다가, 지금 읽어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좀 더 정리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같은 포스팅을 다시 한다


전 포스팅에서 보통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생물학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Biophyics 는 물리학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그래서 Carbon Nanotube (CNT) 연구를 하면서도 Hongjie Dai 같은 우수한 연구자는 영역을 성공적으로 biophysics 로 넓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보편적인 물리학 전공자들에게 biophysics 는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올해 초 내게도 연구 영역을 bio 분야까지 넓힐 기회가 왔다. 솔직히 말해, 아직 bio 분야에 CNT를 확장하는데 필요한 시료를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도 IT NT 기술 가미해 보는데 이어서, BT NT 기술의 적용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덤벼들었다. 역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법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았다. 당장 익숙하지 않은 BT의 용어부터 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NT BT의 중간 단계에서 헤매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 ‘게놈의 기적을 읽게 되었다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대로, 이 책은 읽어 나가기도 전에 생소한 생물학 용어가 얼마나 많이 나올지 같은 두려움이 먼저 생겼다. 별로 대단치 않은 생물체 실험이나 기초적인 세포 실험을 하면서 한참이나 헤맨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미리 가졌던 두려움에 비하면 읽어 나가기가 수월했다. 먼저, 다른 과학 번역서에 비해 전문적인 용어를 비롯해 번역이 정말 깔끔했다. 또한 저자 또한 스스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내용을 풀어나가는 덕분에 책 속에 간간히 들어있는생물학 이야기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 책이 인간 유전자 복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크레이그 벤터라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자서전이라는 점도 비교적 책을쉽사리 읽어 나갈 수 있게 했다

책의 순서는 자서전답게 공작과 수영에 빠진 어린 시절 벤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벤터의 모습은 지금의 성공적인 연구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공부와는 완전히 담을 쌓은 데다가, 놀랍게도 베트남전까지 참전을 했다. 의무병으로 참전한 베트남전에서 진료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의학 공부를 할 결심을 하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의대에 진학하는 모습은 시작부터 내게 많은 것들을 시사해 주었다. 특히 학부 시절에 벌써 수용체 연구를 시작하고, PNAS(Proceedings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논문을 개제했다는 사실은 나를 경악하게 했다
 

이렇게 벤터는 켈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고 캠퍼스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UCSD)에서 시작한 연구를 버팔로 뉴욕 주립대 (State Univ. of New York atBuffalo)와 로스웰 파크 암 연구소 (Roswell Park Cancer Institute),국립 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TIGR (The Institutefor Genomic Research), 셀레라 지노믹스 (Celera Genomics), 그리고 크레이그 벤처 과학재단(The J. Craig Venter Science Foundation, JCVSF) 에 이르는 다양한 단체에서 수용체 연구를 비롯해 단일 클론 항체 연구, DNA 분석, 인간 게놈 지도를 포함한 수많은 결과물을 도출했다 

 이 책의 가장 성과는 탁월한 벤터의 성과물에 대한 이야기에만 있지 않다. 적과 동지가 하루 아침에 변하는 모습을 비롯해 과학계 만연해 있는 연구비를 둘러싼 정치까지, 흔히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비교적 솔직히 풀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진 인간 유전자에 둘러싼 특허 전쟁과 그로 인해 공공의 적으로 각인된 벤터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과학계에서 펼쳐지는 정치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면서도 비교적 공정한 입장에서 자신을 변호하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벤터는 그 속 중심 인물로 자신이 비난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에서는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크레이그벤터는 뛰어난 업적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이다. 그 덕분에 이 책 게놈의 기적이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못지 않게 연구자로써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을 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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