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엘르 뉴마크, Elle Newmark 지음 |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 3

  

 보통 소설을 읽으면 처음에는 지루해하다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나서야 흥미가 생기는데 비해, 지금 이야기하려는 비밀의 요리책 : 요리책 속에 인류의 비밀을 감추다, The Book of Unholy Mischief’는 충격적이고 의뭉스러운 촌로(村老)의 죽음으로부터 말머리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이 점이 독특하다 싶은 생각이 들만큼 처음부터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었다. 다시금 말해 그 만큼 재미있었다는 말이다.

 사실 책의 초반부에서 나는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과 영화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를 떠올렸다. 저자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페레로 주방장을 통해 음식이 사람과 영혼을 교묘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여기저기에서 보여 주며 앞서 언급한 영화 속 줄거리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환상적인 요리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계속해서 보여주면서도 앞서 소개한 영화가 보여준 전례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요리사를 순전히 요리하는 사람에 한정시키지 않고, 글로 된 기록을 모아야 하는 몇 안되는 귀족 아래의 일꾼으로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리고 그 속에 영화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를 떠올리게 하는 기독교를 둘러싼 음모를 환상적인 요리사 이야기에 덧붙인다. 그래서 신비로운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는 15세기 중세 유럽의 로마 교황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되는 숨겨진 그노시스파의 복음서를 찾아 쫓고 쫓기는 이야기로 바뀐다.
 
 

  돼지 발로 만든 음식의 느끼함을 가라앉힐 포도주 한 잔. 심지어 석류 한 개를 훔친 것 같은 사소한 일이 우리를 생각지도 못한 길로 인도할 수 있다. -  P. 135

 이런 이야기 전개 속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자신이 살아 오면서 경험하고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교훈을 슬며시 집어 넣는다. 신기한 요리 이야기가 권력을 둘러 싼 살인과 음모에 관한 이야기로 필연적(必然的)인 바뀌는데도 저자는 이러한 필연도 결국은 사소한 우연(偶然)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걸 믿지. 믿음이 사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P. 451

 그 뿐만이 아니다. 아미란스 수플레를 통해서는 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 : 진정한 부를 이루는 5가지 절대 조건!’ 같은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던 과거, 미래, 현재 지향형 시간관 중에서 현재 순간 집중해야 하면서도 과거와 미래에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과 믿음이 주는 강력한 힘에 대해 넌지시 독자에게 알려준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책 속 주인공 루치아노와 루치아노가 사랑했던 프란체스카의 이야기에서 허전함이 계속해서 남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 나갔던 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에 
읽어보기를 과감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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