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 터키편, End of Pacific Series
오소희 지음 / 에이지21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소개글을 읽을 때부터 이게 과연 가능할까? 라는 의심부터 품었다. 세 살배기 아들과 한 달 동안 함께한 터키여행기라니...어떤 통 큰 엄마가 36개월 된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여행할 생각을 했을까? 아마 저자가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듣는 소리 또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말리던 여행을 아들과 함께 멋지게 여행하고 돌아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못 말리는 1.5인의 터키 배낭 여행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여행이란,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내가 있던 자리를 보는 일이다. -300p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이는 많지만 정작 떠나는 이는 적다.’ 라는 문장을 보면서 너무 뜨끔했다. 나 역시 자주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 중 한명이었으니까...
과감하게 아들의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는 저자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엄마 손을 잡고 떠난 낯선 이국땅에서 아들 중빈이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 저자처럼 나도 나중에 아이의 손을 잡고 과감히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감한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좁은 교실에 갇혀 똑같은 지식만 머리에 집어넣는 것 보다 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어른과 아이라는 차이 때문에 여행 시작부터 많은 것이 똑같이 맞춰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여행길이 아닌가 싶다. 아이의 짧은 걸음을 엄마가 같이 맞추고, 엄마가 보고 싶어 하는 유적을 아이는 참고 기다려 주고, 아이의 눈을 통해 엄마가 보지 못했던 것을 같이 보게 되는 그런 시선이 나에게도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엄마가 유적에 관심을 가지며 보는 동안 아이는 개미와 지렁이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들꽃 향기를 맡으며 서로 같게 또 다르게 여행하는 모습 속에서 내 눈으로 보는 여행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이 세상에 한 가지 인종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또, 한 가지 언어, 한 나라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숙지하고 있다.
‘나’라는 것 외에 ‘너’가 있는 ‘우리’를 인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경계를 설정하는 일인 동시에 그 경계 너머를 꿈꾸는 일이다. - 2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