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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청소년기에 겪었던 가장 큰 고민을 꼽으라면 바로 친구문제를 첫 번째로 들것이다. 그만큼 어렸고 성숙되지 않았던 그 시절엔 친구들과의 조그만 갈등이나 문제에도 쉽게 그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우는 일도 많았다. 그런 고민은 아마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특히 내가 학교 다니던 때와는 다르게 왕따와 학교폭력이 심한 지금은 아마 친구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이번에 읽은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라는 책은 청소년기 성장 소설이다. 성장 소설인 만큼 친구 문제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책도 없을 것이다.
헨리는 스피이크의 소형 요트 텀블호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낸다. 그때 배리가 헨리를 구해주고 둘은 친구가 된다. 비슷한 또래인 만큼 둘은 급속도로 친해지고 배리의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실증을 금방 내는 배리 때문에 둘은 다투게 되고 밖으로 뛰쳐나간 헨리를 쫓아가던 배리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게 된다. 배리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헨리는 예전에 배리에게 약속했던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바로 먼저 죽은 사람의 묘위에서 춤을 추기로 약속한 것이다. 그렇게 배리의 묘위에서 춤을 추다가 경찰에 잡히게 되고, 배리의 어머니 고먼 부인에게 고소를 당한다.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헨리는 막상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순간부터 나는 그를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를? 그의 몸을. 그의 시신을. 그 증거를 보아야 했다. 그게 필요했다. 그가 죽었다는 증가가, 눈으로 보면 믿을 수 있다지만 그 이상이다. 보면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알아야 했다. 필사적으로.”
중간 중간에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었던 내용은 헨리가 배리의 주검을 보기 위해 여장을 하고 영안실에 찾아간 일과 제목 그대로 묘지 위에서 춤을 춘 일,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헨리가 배리의 죽음 때문에 받은 상처를 글로써 치유해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래서 이 책은 헨리가 배리를 추억하면서 풀어내는 형식으로 쓰여 있다. 그렇게 상처를 치유하면서 헨리는 점점 성숙해가는 한 남자로 변해가고 있다. 성장소설에 동성애 이야기가 나온 것에 조금은 놀랬지만 그 이야기 때문에 헨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