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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더글라스 에이브람스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돈 주앙...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최고의 바람둥이에 호색한이었을까?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를 읽고 난 지금 그 말은 맞는 것 같다. 한 여자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여자들이 외롭단 이유로 함부로 집에 침입해 유혹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여자들이 그를 보고 나가라고 소리치지 않고 100이면 100 그에게 빠져드니 정말 그에겐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수녀원 마구간에 버려진 그는 15세 때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하지만 수녀와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었다. 첫사랑을 잃고 난 후 그는 여자들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기지만 정작 사랑은 하지 않는다. 그는 사랑이 두려웠던 것일까...? 하지만 사랑은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법. 처음엔 부인했지만 나중엔 그것이 사랑인 것을 깨달은 주앙은 페드로 후작과 종교재판관을 피해 멀리 신세계로 도망치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사랑인 아나 아가씨의 아버지와의 결투에서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다. 자의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를 죽이게 된 그는 죄책감을 느끼고 아나에게 말하려고 하지만 기회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그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이 주앙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나는 그와 채플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을 페드로 후작에게 알린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을 내던져 아나의 목숨을 구한다.
여기까지가 돈 주앙의 일기에 적힌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주앙의 마부인 크리스토발이 쓴 것으로 추정된 글이 적혀있었다. 그는 돈 주앙이 끝내 적지 못했던 그의 마지막과 그 후의 이야기를 적고 있었다. 그의 글에서 돈 주앙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마지막까지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16세기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그 시대의 세비야가 상상이 될 정도로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종탑, 대성당, 알카사르 왕궁 등 그 시대의 모습들을 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여성들이 돈 주앙에게 빠져들었던 이유는 그 시대에 아버지와 남편에게 억압당해야 했던 여성들을 그는 존중과 사랑으로 감싸주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금으로 장식한 침대 안에는 타다 남은 푸른 촛불과 평범하면서도 아름다운 한 여자의 불타오르는 열정만이 있을 뿐이었다. 여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조금이라도 노력해본 남자들은 그 보상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알 것이다. 하지만 이 잔인한 시대에 여자를 이해하려는 남자들은 거의 없고, 가장 하찮은 사랑의 손길을 갈구하는 여자들은 수없이 많다. -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