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유영미 옮김 / 한길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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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생인 한스 아이슬러는 아내도 있고 오피스 와이프도 있다. 그리고 1986년 열아홉 살인 카타리나와 사랑에 빠진다. 서른네 살 차이.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은 마지막인 것처럼 영원할 것 처럼 사랑한다. 영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영원을 꿈꾸게 한다. 영원을 담보로 한 모험을 시작한 그들. 커다란 종이 상자 두개에는 1986년 부터 1992년까지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과 말한 것이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포개어져 있다. 모순되는 것이 놓여 있고, 침묵에 붙여진 분노와 침묵에 붙여진 사랑이 서로 한 봉투에, 같은 철에 묶여 있다.' 마치 정해진 것처럼.

한스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다. 카타리나 외에는… 카나리나는 모든 것이 새롭다. 열아홉살은 그런 나이다. 친구와 부다페스트 여행, 할머니 칠순기념 서독여행, 친구들과의 캠프파이어, <우체국 아가씨>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독자는 카타리나가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과도기는 힘이 든다. 때로는 새로운 삶에 도착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힘이 든다. 그는 그것을 안다. 카타리나는 아직 그것을 모른다. 그녀 안에서 새로운 시대는 이룩한 것이 아니라, 그거 주어진 것이다. 그녀는 그의 열정을 공유하지만, 그 열정의 어두운 토대와 그가 유년의 폐허로부터 인간으로 서기까지 필요했던 노력은 알지 못한다. 이것이 그녀의 장점일까, 아니면 이것이 그녀가 그와 객관적으로 구별되는 지점일까?"

질서가 무너지는 두려움을 느끼는 세대, 늘 세뇌되어야 했던 시대를 지난 이들의 혼란. 지나온 시간도 앞으로 나아갈 시간도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폭력적인 사랑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인다. 길들여지지 않는 것들은 살아있다.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과거와 현재는 만나고, 새로운 세대는 그들의 세상으로 나아간다. 자극적인 소재 이면에 놓인 인간의 파멸과 두려움, 고통을 마주하고 생각하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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