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일기장
알바 데 세스페데스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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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는 것 만으로도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 글속에서 오롯이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아내, 엄마 아니고 그냥 나.

1950년 담배가게에서 판매가 금지된 날 산 반질반질하고 새까만 표지의 두툼한 공책이 발레리아의 코트 아래 숨겨졌다. 하찮았던 일상은 기록됨으로 인해 기억할 만 한 가치가 있어졌다. 우연히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매일 같이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발레리아.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는 남편과 여동생을 무시하는 게 일상인 아들, 엄마의 불안의 끝을 시험하는 딸까지. 거기에 위기의 오피스.

가정에 대한, 아이들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한 내적갈등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발레리아의 일기장은 지금 나의 삶과 닮아있었다. 시간에 쫓길수록 더 일기를 쓰고 싶어하는 그녀가 너무 이해가 된다. 문장이 훌륭하다기보다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나를 투영하는 면에서 자극이 되었고 다른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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