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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를 가만히 본다.
1. 손가락이 왼쪽 사람에서 오른쪽 사람에게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사람이 자기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편지교실의 편지들은 수신인(왼쪽에서 오른쪽)이 있다. 그러나 보내는 사람이 자신(오른쪽에서 오른쪽)에게 보낼 수도 있다.
2. 두 사람의 눈동자는 서로를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누구를 보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는 모호하다. 작품 속에서 편지를 주고 받는 이들은 가상의 인물들이며,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는 등장인물들 속에서 미시마 유키오를 발견한다.
📌"어쩌면 연애라는 것은 ‘젊음’과 ‘어리석음’을 다 가진 나이대의 특권이며, ‘젊음’과 ‘어리석음’을 모두 잃어버리는 순간 연애의 자격을 잃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20대 청년은 40대 미망인에게 칼라테레비를 사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가 돈을 빌려주지 않자 13일의 금요일에 동반자살을 제안한다. 남성의 결혼 소식을 들은 여성은 자신이 남성을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음모를 꾸미는데… 편지를 받은 친구는 질투에 눈이 멀어 연인을 확실하게 결혼에 골인시키는 작전을 실행한다.
위의 이야기가 이 책의 편지들의 일부다.
초반부터 이 책 뭐지? 하며 물음표가 가득했던 책.
실제로 1966년 여성주간지 《여성자신》에 연재했던 내용이라니!
황당무계, 얼토당토, 천진난만이 난무하는 책.
등장인물들에 답장을 빌려 등장하는 작가의 시니컬한 조언이 웃기고, 귀엽고, 어이없고… 🤣🤣🤣
왠지 작가가 방바닥에 엎드려 혼자 킥킥 거리며 썼을 것 같은, 작가의 놀이 같은 책.
편지에 감추어진 작가와 일본의 시대, 문화, 정서도 유추해 보는 재미가 있는 책.
결론은 ‘일본인은 이상해~’ 였다는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