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소설, 향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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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

‘가족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이상한 동물원’에 오게 된 이경. 이경은 엄마의 사망으로 할아버지네 집으로 오게 된다. 벽돌공장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농협에 다니는 이모. 새로운 가족 속에서 이경은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데…

이경은 새로운 가족 속에서 관찰자로 존재한다. 하릴없이 역사를 서성이는 것 처럼 가족 안에서 서성인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힐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느낌. 이경의 눈길이 닿는 공간과 지역, 가족구성원들을 향한 시선은 강가의 악취와 맞닿아 있다. 불우하고 불행한 가족에게 냄새가 있을까? 집을 떠나지 않는 자의 그 시선에 움직임이 있다.


봉숭아 꽃이 활짝 피고 강물이 범람하고 다시 화단앞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이 과정처럼 가족이라는 공간에도 죽음과 삶과 절망과 희망, 나아감과 기다림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소설. 짧아서 금새 읽히지만 회색 벽돌의 느낌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소설. 재독하면 더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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