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불 들어갑니다 - 열일곱 분 선사들의 다비식 풍경
임윤수 지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파란눈의 스님이 쓰신 책을 통해 '숭산' 스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도 아닌,
불교가 많이 알려져 있는 동양도 아닌 서양에 포교원을 세워 한국의 불교를 알리신 분이라는 걸,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재들만 모인다는 하버드에서 진정한 깨달음과 풍부한 지식으로 당당하고도 거침없는
강의를 하시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있던 의문을 풀어주시고 진정한 불심을 심어주신 분이라는 걸
읽으면서 참 대단한 분이시구나 하는 감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분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스님의 다비식에 대한 글이 담겨져 있는 '스님, 불 들어 갑니다' 라는
책을 통해서 다시 뵙게 되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스님, 불 들어 갑니다' 는 공학박사이면서 바라는 출가와 행하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저자 임윤수가 선사 열 일곱분의 다비식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기록한 글을 엮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불교가 여러 종단과 종파로 나뉘어져 있듯이 다비식까지도 즉, 연화대를 만드는 방법, 상여를 이운하는
방법, 불을 들이는 방법, 마지막으로 습골하는 방법까지도 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의식이 있다해도 열반에 드신 스님들의 성품과 바램에 따라 화려한 연화대 없이
다비식을 치루는 스님, 습골한 것 마져도 가루로 날려 보내시거나 보리밥과 버무려 물고기에게 보시하신
스님, 후학들의 교육을 위해 마지막 법구 마져도 기증을 하신 탓에 다비식마져도 치르지 않은 스님이
계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절에서 키우다 다른 곳으로 보내진 백구가 험난했던 여정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흙투성이인 몰골로
스님이 입적에 드신지 3일만에 나타나 마치 상주처럼 스님의 연화대를 지켰다는 이야기와 백발의 노보살이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각각의 특색과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표현한 연화대 및 다비식의 사진이 흑백이 아닌 칼라였다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작과 마무리이지만 모두에게 안타까움을 주는 마무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느끼며 나는 어떤 마무리를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기도
한 반성의 시간도 갖을 수 있었다. 

스님들처럼 대중들의 가슴에 뜨겁게 새길 수 있는 열반송은 아니어도
'나, 다녀 갑니다.' 라는 글 한 줄 남겨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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